중국 정부가 2조1000억위안(약 358조원) 규모의 연기금을 활용해 해외 투자 확대에 나선다. 러우지웨이 중국 사회보장기금이사회(NCSSF) 이사장은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에 투자가 집중돼 투자를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기금 투자와 관리를 맡고 있는 NCSSF의 자산은 지난 3월 말 기준 4조위안에 달한다. 투자할 수 있는 최대 자금은 향후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을 제외하고 2조1000억위안 정도다.

러우 이사장은 “중국 시장에 대규모 자산을 두면 위험이 한곳에 집중된다”며 “현재 해외투자 비율은 정부 승인 한도에도 상당히 못 미치는 수준으로 위험 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NCSSF의 해외투자 승인 한도를 20%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투자 비중은 10%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말 NCSSF가 내놓은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기금의 해외 투자액은 1360억위안으로 전체 투자 가능 자산의 6.7%에 그쳤다.

러우 이사장은 “이사회가 더 많은 해외투자 기회를 살필 것”이라며 “다만 수익률이 유망한 것으로 증명된 경우로 국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과 채권 외 대체투자 시장에도 더 많이 투자하려 하지만 관련 경험이 있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투자 때 상대국 환율을 주요 기준으로 보고 있지만 위안화가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환율은 특별히 우려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NCSSF는 2000년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연평균 8.4% 수익률을 올렸다. 작년엔 수익률이 1.73%에 그쳤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