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품 간주해 관세 25% 부과
운송비 등 생산비용 대폭 절감
중국내 전기차 가격 낮아질 듯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현지시간) “테슬라와 상하이시 정부가 상하이 경제특구에 테슬라 공장을 짓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은 세부 사안을 조율 중이며 다음달 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중에 맞춰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지난 6월 “올해 안에 중국 내 생산 계획을 확정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외국 자동차 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는 첫 사례다. 합작사가 생산한 자동차는 관세(25%)가 면제된다는 이점이 있지만, 중국 합작사와 수익을 나눠야 하고 기술도 공유해야 한다.
테슬라가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는 수입품으로 분류돼 관세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장점도 뚜렷하다. 우선 부품과 인력을 싸게 구할 수 있고 수송비도 낮춰 생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2014년 중국에 진출한 테슬라는 지난해 약 1만1000대를 판매해 10억달러(약 1조1325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15%에 달한다. 2015년(3억1900만달러)에 비해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테슬라 차는 중국에서 수송비 관세 등이 붙어 미국보다 50%가량 비싸게 팔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운송비가 줄고 25% 관세가 없다면 중국 판매가를 3분의 1가량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영향력을 높일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35만1000대였던 전기차 판매량을 2025년까지 연 700만 대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모든 자동차업체에 2019년 전기차 생산을 의무화했으며, 휘발유 등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해나갈 계획이다.
테슬라는 상하이에서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머스크 CEO는 내년 말까지 모델3를 1주일에 1만 대가량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겠다고 공언해 왔다. 현재 모델3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레몬트 공장에서만 생산되며, 양산기술 부족 등으로 지난 3분기 생산량은 목표치인 1500대에 크게 못 미치는 260대에 그쳤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