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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개선에만 매달리는 한국 기업, 완전히 새로운 것 상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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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인재포럼 2017
    10월31일~11월2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모 가댓 구글X 신규사업개발 총괄책임자

    교육은 보편적 인재 양성하지만 창의성은 학교 밖 학습에서 나와
    자녀에게 진로 강요 말고 원하는 것 하게 해야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모 가댓은 구글X라는 비밀연구조직의 수장이다. 구글의 미래를 이끌 신규 사업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친다. 가댓 구글X 신규사업개발 총괄책임자(CBO)에게 늘 따라 다니는 수식어는 창의와 혁신이다. ‘창의적 인재는 어떻게 키우나.’ 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서 만난 그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가댓 총괄책임자는 “평균적인 사람 대부분이 창의성을 타고난다”고 했다. “학교와 교육이 한계를 짓기 시작하면서 창의성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한계를 부수는 게 창의성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행복을 풀다》의 저자로 일명 ‘모 삼촌’으로 알려진 가댓 총괄책임자는 다음달 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서 개막 기조연설을 맡았다. ‘인공지능 시대,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을 여러 번 방문한 것으로 압니다.

    “이번이 네 번째입니다. 11월 글로벌 인재포럼에 참석하면 다섯 번째가 되겠네요. 한국엔 우수한 인재가 많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한국인도 많이 만났고요. 그런데 인재 활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요.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너무 잘 꽉 짜여 있는 게 오히려 문제라고 생각해요. 교육(education)과 학습(learning)의 차이를 구분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할까요. 교육은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는 기술입니다. 학생들을 기준에 맞춰야 하고 그 기준에 따라 평가합니다. 교육의 목표는 보편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을 만드는 거죠. 창의성을 키우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창의성은 학습과 연관돼 있겠군요.

    “학습은 주로 학교 밖에서 이뤄집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쳐주는 세대 간 전수도 일종의 학습이죠. 인터넷도 아주 강력한 학습 수단입니다. 요즘은 대학 등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선 다양한 학습 기회가 아주 많아졌어요. 그렇다고 교육을 이대로 두자는 얘기는 아닙니다. 교육 시스템도 창의적 아이디어를 키울 수 있는 방향으로 좀 더 유연해져야 해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업이든 정부든 혁신이 생존의 관건입니다. 혁신은 창의성에서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창의성이라는 게 모호한 면이 있긴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창의성을 발휘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거든요. 다만 학교에 입학하고 관계를 맺으면서 역할을 부여받고, 스스로 가드레일(한계)을 정하기 시작하죠. 이런 역할을 깨는 게 창의성의 열쇠입니다.”

    ▷자녀를 키울 때 이런 기준을 적용하나요.

    “물론이죠. 제겐 양육에 관한 세 가지 철칙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원치 않는 공부는 절대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원하고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걸 하도록 하는 게 제 임무예요. 특정 직업을 갖도록 공부시키는 것도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런 식이라면 많은 아이가 억만장자 엔지니어가 돼야겠죠.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 번 생각해보세요. 억지로 엔지니어가 된 사람과 정말 하고 싶어 예술가가 된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할까요? 마지막으로 한계를 짓지 말라는 게 저의 교육 철학입니다. 글로벌과 다양성이란 관점에서 자녀 교육을 해야 한다는 얘기죠. 우리 아이들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답니다.”

    ▷기업마다 혁신을 원합니다.

    “‘문제’가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겁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합니다. 물론 돈을 벌기 위해서죠. 그런데 이 과정만 반복하다 보면 멀리 내다볼 수 없게 됩니다. 완전히 새롭고 획기적인 혁신을 하려면 돈벌이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정말 필요한 물건’을 개발하겠다는 생각이 필요해요. 인류가 처한 큰 문제가 무엇인가에 골몰해야 한다는 겁니다. 큰 문제를 푸는 과정으로 돌아가면 혁신도 자연스레 일어납니다.”

    ▷‘큰 문제’의 예를 들어주세요.

    “인류가 처한 ‘문제’를 얘기해보죠. 무엇일까요? 제 생각엔 불행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세계 우울증 치료 산업 규모가 170억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방법을 생각해봐야 해요. 행복에도 알고리즘이 있고 이걸 기술적으로 풀 수 있다는 게 제 지론이죠. 황당한 얘기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한국 기업처럼 조금씩 개선된 제품만을 내놓는 식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혁신을 일으킬 수 없어요.”

    ▷그래서 ‘행복 전도사’로 나섰군요.

    “그렇습니다. 《행복을 풀다》를 출간한 뒤 ‘1000만 명 행복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세계 1000만 명에게 행복을 깨닫게 하겠다는 운동입니다. ”

    ▷행복론을 기업에도 적용할 수 있겠네요.

    “기업의 리더는 인재를 채용하고 관리할 때 두 가지 원칙만 생각하면 됩니다. 일단 똑똑한 인재를 채용하는 게 중요해요. 그다음엔 그들을 행복하게 해주면 됩니다. 행복은 직장과 직장 밖 모두에서 가능케 하는 게 중요해요. 가정에서 행복해야 직장에서도 더 열정적일 수 있거든요. 직원이 행복하다면 저절로 혁신이 일어나고 기업은 성과로 보상받을 겁니다.”

    ■ 모 가댓은 누구

    구글 비밀 연구조직 'X' 수장…와이파이 열기구 개발 등 주도

    행복과 혁신. 뚜렷한 연결고리가 없을 것 같은 두 단어를 잇는 한 사람이 있다. 구글 혁신기술 비밀 연구조직인 구글X의 모 가댓 신규사업개발 총괄책임자(CBO)가 그 주인공이다. 구글의 신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그는 《행복을 풀다》라는, 그의 직업과 다소 동떨어져 보이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인류를 행복하게 하겠다”는 엉뚱한 목표는 구글X의 혁신 정신과 맞닿아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집트 출신인 가댓은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굵직한 기술 기업을 두루 거쳤다. 2007년 구글에 합류한 그가 구글X의 혁신 사업을 총괄한 건 2013년부터다. 구글X는 자율주행차, 구글글라스, 프로젝트 룬(열기구를 이용한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 등 혁신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행복 연구에 눈을 돌린 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던 2001년이다. “남들이 바라는 성공을 거머쥐었지만 행복하진 않았다”는 게 행복 연구에 몰입하게 된 계기다. 12년간의 연구 끝에 행복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행복 방정식’을 완성했다.

    2014년 대학생이던 아들이 의료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그의 행복론이 시험에 들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는 대신 불행한 사람들을 위한 행복 지침서를 집필하기로 결심했다. 아들이 사망한 뒤 17일 만에 《행복을 풀다》를 쓰기 시작했고 4개월 만에 책을 완성했다.

    그는 ‘행복≥발생하는 일-기대감’이라는 공식으로 행복을 풀어낸다.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불행하고, 둘 간의 크기가 일치하면 행복해진다는 단순한 원리다. 그는 이 방정식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고 있다.

    가댓은 지난달 1000만 명에게 행복을 전파하겠다던 목표를 10억 명으로 높여 잡았다. 9개월간 안식년 휴가 중인 그는 세계를 여행하며 하루 14시간 이상 행복 전파 활동을 하고 있다. 오는 11월 구글X에 복귀한다.

    모 가댓은 △1967년 이집트 출생 △이집트 아인 샴스대 토목공학 학사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경영대학원 석사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근무 △2007년 구글 입사 △2013년 구글X 신규사업개발 총괄책임자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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