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기업에서 알루미늄 대신 철강재를 쓰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철강 기업이 기술 개발을 통해 내구성이 뛰어나면서도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초경량 철강재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아우디는 내년 출시할 A8 새 모델에 철강재를 40%가량 사용할 계획이다. 8년 전 출시한 A8 모델은 철강재 사용 비중이 8%에 불과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 혼다, 제너럴모터스(GM) 등도 최근 시장에 내놓은 일부 차량 모델에서 철강재 사용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은 그동안 알루미늄 사용을 꾸준히 늘려 왔다. 각국 정부가 환경 보호를 위해 연비 규제를 강화하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상대적으로 무게가 가벼운 알루미늄을 철강재의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에 철강 기업들은 강도는 기존 철강재와 비슷하면서도 무게는 알루미늄만큼 가벼운 초경량 철강재를 개발하는 데 집중 투자했다. 세계 최대 철강 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은 올해 미국 앨라배마주 캘버트에 있는 공장에서 초경량 철강재 생산을 시작했다. 연내 디트로이트에 초경량 철강재 생산을 위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철강재 사용은 갈수록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컨설팅회사 더커월드와이드는 2025년 북미 지역 자동차 기업의 철강재 사용량이 2015년 대비 약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WSJ는 최근 일본의 고베제강소가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제품 품질 데이터를 조작한 스캔들이 발생한 것도 철강재 사용량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