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2승에 LPGA 첫 승까지 하반기에만 3승
'LPGA 직행 티켓' 손에 넣은 고진영… 5번째 신데렐라 탄생
고진영(22)이 하반기 무서운 기세로 달리고 있다.

하반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데 이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아홉 번의 도전 만에 생애 첫 승을 신고하며 LPGA 직행 티켓까지 손에 넣었다.

고진영은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골프클럽 오션코스(파72)에서 끝난 LPGA 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2위 박성현(24)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타차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마쳤던 고진영은 이날 2·3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기록했으나 무너지지 않고 차곡차곡 타수를 줄이며 박성현과 전인지(23)를 제치고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 시즌 KLPGA 대상 수상자인 고진영인 주춤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만 3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도 여러 차례 톱 10에 들며 양호한 성적을 거뒀으나 우승컵은 가져오지 못하다가 지난 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에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지난달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한 번 속도가 붙은 고진영의 질주는 톱 랭커들이 총출동한 LPGA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15년 처음 출전한 외국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박인비에 밀려 준우승을 차지했던 고진영은 2년 후 한결 단단해진 모습으로 첫 우승을 일궜다.

'메이저 퀸' 박성현, 전인지와의 챔피언조 맞대결에서 압도적인 상대 선수 팬들의 응원과 불안한 출발에도 위축되지 않은 채 LPGA 투어에 직행할 수 있는 행운의 티켓을 거머쥐었다.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인 이번 대회에는 LPGA 회원이 아닌 KLPGA 상금 랭킹 상위 선수들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며, 우승자에겐 다음 시즌 LPGA 투어 대회 출전기회가 제공된다.

안시현(2003년), 이지영(2005년), 홍진주(2006년), 백규정(2014년)이 이 대회 우승으로 LPGA 투어에 입성했다.

LPGA 투어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이들이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우승한 데다 쉽지 않은 LPGA 투어 진출을 단숨에 이뤘다는 점에서 '신데렐라'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물론 '본인이 원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고진영은 그동안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며 미국 진출에 서두르지 않아 왔고,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후에도 "일단은 KLPGA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 LPGA 우승이 현실화한 지금 고진영이 계획을 앞당겨 LPGA로 갈지, 아니면 내년 한 시즌 더 KLPGA에 남을지는 고진영의 결심에 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