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 아키에여사 유세 일정 공개 안해 논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의원 선거 유세 도중 개헌 반대를 외치는 청중에게 법률을 지키라며 맞받아치는 고압적인 자세로 또 다시 구설에 올랐다.

1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전날 니가타(新潟)현 니가타시내 상점가에서 거리 연설을 하던 중 한 여성이 "헌법 9조(평화헌법 규정)가 평화를 지켜왔다.

왜 바꾸려고 하는가"라고 항의했다.
日아베, 유세 중 '개헌반대' 항의 봉변…청중에 "법률 지켜라"
이를 무시하고 아베 총리가 한동안 연설을 계속하자 이 여성은 큰 목소리로 계속 항의했고, 청중 속 한 남성이 "선거를 방해하지 마라"고 아베 총리의 편을 들었다.

아베 총리는 그제야 "여러분 고맙습니다"라면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원점이기때문에 확실히 법률을 지키려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항의하는 여성을 비판했다.

항의 시위를 우려해 한동안 유세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던 아베 총리는 지난 5일에는 가나가와(神奈川)현 유세 당시 유세 장소가 실수로 알려지자 갑자기 장소를 바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는 지난 7월1일 도쿄(東京)도의회선거 유세 과정에서 겪은 '아키하바라(秋葉原) 쇼크'가 배경에 있다.
日아베, 유세 중 '개헌반대' 항의 봉변…청중에 "법률 지켜라"
거리 유세에서 반(反)아베 시위대로부터 "(아베 총리는) 돌아가라", "물러나라" 등의 야유를 들었던 그는 시위대를 가리키며 "이런 사람들에게 져서는 안된다"고 말했고, 이 발언은 선거 참패에 영향을 미쳤다.

아베 총리는 지난 7일 지바(千葉)현 거리 연설에서도 "아베! 물러나라",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 문제에 대해 해명하라"라고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와 맞닥뜨리기도 했다.

당시 "나는 결코 지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그는 지난 10일 이후에는 유세 시간과 장소를 자민당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고 있다.

다만 아베 총리는 사학스캔들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유세 일정은 여전히 알리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야마구치(山口)현 지역구의 연설회에는 부인 아키에 여사가 연사로 나서고 있지만, 기자단에 일정을 알리지 않고 있다.
日아베, 유세 중 '개헌반대' 항의 봉변…청중에 "법률 지켜라"
아베 총리의 지역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인터넷 등에 "아키에 부인을 둘러싸자"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고 있어 공정한 선거 운동이 방해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기자단은 방침을 철회하고 일정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자신과 부인이 시위대와 마주치는 것을 특히 꺼리는 데에는 사학스캔들이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와 아키에 여사는 모리토모학원, 가케학원 등 사학재단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선거 유세에서 2011년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피해를 당한 도호쿠(東北) 지역을 돌면서 북한의 도발로 인한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지난 11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는 직접 나서서 의혹을 폭로한 모리토모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전 이사장에 대해 "사기를 작동시키는 인물"이라고 원색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日아베, 유세 중 '개헌반대' 항의 봉변…청중에 "법률 지켜라"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