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 95%가 4급 이상 출신…주광덕 "고위직 공무원 '전관예우'"
재판 집행과 서류 송달 등의 업무를 하는 법원 집행관이 법원·검찰 출신 고위공무원의 재취업과 고소득을 보장해주는 수단으로 변질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대법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까지 임명된 집행관 355명 중 94.9%(337명)가 4급 이상 공무원 출신이었다.

직급별로는 4급이 77.7%(276명)로 가장 많았고 3급 9.0%(32명), 2급 7.9%(28명), 5급 5.1%(18명)였다.

1급 출신은 1명이었고 6급 이하 출신은 한 명도 없었다.

소속 기관별로는 법원 출신 72.1%(256명), 검찰 출신 27.9%(99명)로 나타났다.

집행관은 법원조직법에 따라 10년 이상 법원주사보, 등기주사보, 검찰주사보 또는 마약수사주사보(7급) 이상 직급으로 근무했던 사람 중에서 지방법원장이 임명한다.

지방법원과 그 지원에 집행관을 둔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집행관 1인당 연간 약 1억2천300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 의원은 집행관이 고소득을 올리지만, 부당행위에 대한 감시가 소홀하다고도 지적했다.

대법원이 2012년부터 집행관에 대한 기획감사를 한 결과 서면 경고 1회, 주의 촉구 2회에 그쳤다.

나머지 대다수는 단순 시정(1천781회) 조치였다.

주 의원은 "퇴직한 고위직 공무원이 업무 연장 선상인 집행관 업무를 하며 연 1억2천만원이 넘는 고소득을 올린다면 이는 '전관예우'이자 공무원의 재취업 통로로 전락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집행관들은 임명권자인 법원장의 눈치를 보게 되고 후배 공무원은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