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번 충전으로 58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를 공개했다. 오른쪽부터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전무), 하학수 내장디자인실장(이사).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한 번 충전으로 580㎞를 달릴 수 있는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를 공개했다. 오른쪽부터 류창승 현대차 국내마케팅실장(이사), 이광국 국내영업본부장(부사장), 이기상 환경기술센터장(전무), 하학수 내장디자인실장(이사). 현대차그룹 제공
◆31종

현대·기아자동차는 2020년까지 친환경차 31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연비를 높인 하이브리드카 10종, 하이브리드카에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11종, 전기차 8종, 수소차 2종 등이다.


정몽구 회장
정몽구 회장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자동차 생산능력은 최근 연간 908만 대로 올라섰다. 몸집만 키운 게 아니다.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FCEV) 등 친환경차를 2020년까지 총 31종 선보여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도 가동 중이다. 동시에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908만 대 체제 구축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지난달 초 연 30만 대 규모의 충칭공장 가동에 들어갔다. 기존 베이징 1~3공장(105만 대)과 창저우 4공장(30만 대)을 합쳐 165만 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여기에 쓰촨 상용차 공장(연 16만 대)까지 더하면 181만 대 수준이다. 또 기아차의 합작법인인 둥펑위에다기아는 옌청공장(연 89만 대)을 가동 중이다. 두 회사를 합친 중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연간 270만 대다.

글로벌 전체로 보면 현대·기아차는 세계 10개국 35개 공장을 통해 연 908만 대 생산체제를 확보하게 됐다. 현대차는 중국 외에도 미국 앨라배마(연 37만 대), 체코 노소비체(연 33만 대), 인도 첸나이(연 65만 대) 등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기아차는 중국을 비롯해 슬로바키아 질리나(연 33만 대), 미국 조지아(연 34만 대) 등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10년 전인 2007년만 해도 연 500만 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판매량이 50만 대 안팎씩 늘면서 생산능력을 키워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 들어 판매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유럽과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서 판매량을 늘려 글로벌 5위 완성차 업체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기업] 900만대 생산능력 갖춘 현대·기아차, 친환경·미래자동차 선점 '가속페달'
친환경차 경쟁력 대폭 확대

현대차그룹은 미래 신성장동력을 친환경차 시장에서 찾고 있다. 지난 8월 공개한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자동차가 대표적인 현대차그룹의 미래 먹거리다.

내년 3월 양산에 들어갈 차세대 수소차는 기존 1세대 투싼 모델보다 무게를 줄이고 운행 거리는 대폭 늘린 게 특징이다. 한 번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운행 거리가 580㎞ 이상으로 늘어났다. 시중에 나와 있는 1세대 투싼 수소차는 한 번 충전으로 415㎞를 갈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 3월 차세대 수소차 양산과 동시에 강화된 성능과 낮은 가격을 앞세워 다시 주도권을 쥔다는 구상이다.

현대·기아차는 수소차를 포함한 중·장기 친환경차 출시 전략도 최근 가다듬었다. 2020년까지 친환경차 28종을 내놓겠다는 기존 계획을 확대해 총 31종을 출시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종류별로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해 연비를 높인 하이브리드카 10종 △하이브리드카에 외부 충전 기능을 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11종 △전기차 8종 △수소차 2종 등이다. 현재 14종인 친환경차 모델 수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이를 통해 세계 친환경차 시장을 휘어잡은 도요타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친환경차 시장에서 도요타와 혼다, 르노닛산(미쓰비시 포함)에 이어 4위다.

미래차 시장 선점 나서

현대차그룹의 또 다른 화두 중 하나는 미래 자동차다. 미래 자동차 사업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차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세계 전자쇼인 CES 기간에는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직접 운전하는 동영상을 배경 삼아 무대에 등장했을 정도다. 정 부회장은 2020년까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 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개발도 직접 챙기고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와 손잡고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차량 네트워크 공동 개발에 나섰다. 독자적 차량용 운영체제(OS)도 개발 중이다. 2020년까지 커넥티드카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최근 중국에 빅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커넥티드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