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가 지난 9월말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코배달(왼쪽)'과 '기프트샵'. / 사진=페이코 캡쳐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가 지난 9월말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코배달(왼쪽)'과 '기프트샵'. / 사진=페이코 캡쳐
간편결제 앱(응용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다. 송금은 물론 배달음식 주문, 기프티콘(모바일 상품권) 구매, 해외여행 보험 가입까지 다양한 생활·금융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단순한 결제·송금 수단을 넘어 이용자들의 일상에 독립적인 플랫폼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NHN페이코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서비스 '페이코'는 지난달부터 배달음식 주문과 기프트샵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이기는 하지만 페이코 이용자는 앱 안에서 피자를 배달시키거나 카페 기프티콘 등을 구매할 수 있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기존에는 이용자들이 페이코 결제가 가능한 곳을 찾아다녔다면, 앞으로는 앱 안에서 편리하게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코는 이미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같은 배달 앱에서 쓸 수 있지만, 사용처 확대를 위해 앱 자체 기능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한 '토스'도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올 들어 자동화기기(ATM) 출금은 물론 해외여행 보험, 환전,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개설 등 금융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였다. 앱 안에서 각종 상품권이나 기프티콘 구매, 편의점 결제도 가능하다.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생활 서비스들. / 사진=토스 캡쳐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가 제공하는 다양한 금융·생활 서비스들. / 사진=토스 캡쳐
이들 서비스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불리한 위치에서 출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자사 포털, 메신저를 기반으로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를 키워왔다.

반면 페이코나 토스는 플랫폼 기반 없이 서비스를 시작해 꾸준히 이용자 수를 늘려왔다. 지난 7월 기준 페이코의 실 결제자 수는 670만명, 누적 결재액은 2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간편 송금 업계 1위인 토스는 앱 다운로드가 1000만건, 누적 송금액이 6조원에 달한다.

두 회사 모두 이용자 수가 유의미한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붙여 본격적인 플랫폼 키우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페이코는 향후 세금 납부와 예매, 교통 관련 서비스 등도 추가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는 "페이코는 플랫폼 기반 없이 '맨땅에 헤딩'해 현재 위치를 이뤄냈다"며 "최종적으로는 페이코를 소비와 금융을 아우르는 허브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