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T 대기업인 애플이 유럽에서 '꼼수 납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9일(이하 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과세안 등을 논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쿡 CEO는 이날 파리 엘리제 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45분가량 면담했으며, 세금, 교육, 국제 경제 등의 사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CEO,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면담… "과세방안 논의"
이날 면담은 쿡 CEO의 요청으로 성사됐으며,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이 애플을 상대로 과세 확대를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면담에서 쿡 CEO는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 중인 과세 확대안에 대해 반발하지 않았다고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다른 관료는 마크롱 대통령과 쿡 CEO가 과거를 들추지 않았으며, IT 기업을 상대로 한 규제 및 과세 정책에 대한 논의가 생산적이며 미래 지향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IT 대기업의 수익 대신 매출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는 프랑스의 입장에 대해서도 논의했는지와 관련해 이 관료는 "그들이 구체적인 사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관료는 "분위기가 매우 개방적이었다"고 전하면서도, IT 기업들이 납세 관행을 둘러싼 주주들의 우려 때문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애플을 포함한 미국 IT 기업들은 유럽 중에서도 아일랜드 같은 저세율 국가에 법인을 세우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이들 기업의 세금 부담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이 강경파로 꼽힌다.

쿡 CEO는 마크롱 대통령 면담에 앞서 9일 프랑스의 아이폰 협력사인 엘딤(Eldim)을 방문했다.

엘딤은 신형 아이폰X의 안면인식 잠금 해제 기술인 페이스ID 개발에서 광학 인식 기술을 시험했다.

쿡 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엘딤 직원들과 대화하는 사진을 올리고 불어로 "여러분의 연구를 응원합니다"라고 썼다.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newgla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