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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약하는 금융산업] 변화가 두려운가?… 한국 금융산업 가보지 않은 길을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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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뱅' 돌풍, AI 기반 금융서비스… 핀테크, 금융 패러다임 빠르게 바꿔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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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금융산업은 지금 갈림길에 서 있다. 도약과 퇴보의 갈림길이다. “그렇지 않은 적이 있었느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작금의 상황을 바라보는 국내 금융회사들의 각오는 비장할 수밖에 없다. 핀테크(금융기술)가 글로벌 금융의 패러다임을 빠르게 바꾸고 있어서다. 금융업계 고위 관계자는 “2010년 애플이 아이폰을 들고 나오면서 휴대폰산업 판도가 급변했을 때가 연상된다”고 했다. 얼마 전까지 “실체가 모호하다”고 하던 핀테크는 이제 우리 생활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불어닥친 ‘카카오뱅크(카뱅) 돌풍’은 단적인 예다. 얼핏 보기엔 기존 은행 서비스와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간편한 가입 및 대출 절차에 소비자들은 환호했다. 무려 400여만 명이 몰렸다.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한다. 기업사에서 만고의 진리다. 핀테크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한국 금융회사들도 도전을 시작했다.

    은행은 빠르게 모바일금융 서비스의 양과 질을 개선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이 SK텔레콤과 손잡고 ‘핀크’라는 인공지능(AI) 기반의 금융서비스를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 올해 등장해 기존 은행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인터넷전문은행도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케이뱅크(K뱅크)는 직장인 신용대출에 이어 하반기 100% 비(非)대면 방식의 모바일 주택담보대출과 방카슈랑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도약하는 금융산업] 변화가 두려운가?… 한국 금융산업 가보지 않은 길을 가라
    제3의 인터넷은행 등장도 예고돼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카카오뱅크, K뱅크가 금융산업의 혁신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은산(銀産)분리 규제 등의 완화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산운용 분야에선 초대형 투자은행(IB)이 곧 등장할 전망이다. 초대형 IB는 정부가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육성하기 위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한해 하용하기로 한 사업이다. 증권사는 은행과 달리 자금 조달에 제한이 있지만 초대형 IB 인가를 받으면 각사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발행어음)을 찍어 조달한 돈으로 투자에 나설 수 있다. 주식거래 중개 수수료에만 매달리던 국내 증권업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런 성장성을 감안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 KB 삼성 한국투자 등 다섯 개 증권사가 이미 초대형 IB 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최근 들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의 변화도 예상된다. 두 업권은 2021년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정부의 수수료 인하 정책 등으로 수익성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들 업권에도 ‘진입 문턱’을 확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금까지 특정 요건을 갖춰야만 인허가를 내주던 방식을 바꾸고, 해당 업권의 사업 분야를 잘게 쪼개 정보기술(IT) 등 다른 업권 기업이 진출할 길을 터준다는 구상이다. 모바일 전문 보험사 등이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도약하는 금융산업] 변화가 두려운가?… 한국 금융산업 가보지 않은 길을 가라
    금융권에서는 한국 금융산업이 핀테크라는 새 트렌드를 잘만 활용하면 제2의 도약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걸림돌도 무수하다. 첫 번째는 규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은 은행 등 금융회사의 업(業) 성격을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으로 정했다. 수익 창출에만 매달리지 말고 서민·취약계층 및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요구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장기 연체채권 탕감, 실손의료보험료 인하 등을 추진하는 배경이다.

    두 번째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금융회사의 행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금융 경쟁력은 137개국 중 74위였다. 네팔(73위)보다도 낮은 순위다. 수년 전에는 아프리카 우간다보다도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정부 규제 등의 문제도 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국내 금융산업의 속성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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