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급등 땐 업계서도 '왜 오르지?'
되살아나는 헬스케어…묻지마 투자는 '금물'
한미약품의 불공정 공시 사태 이후 주춤하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부활하고 있다.

정책·업황 개선 등의 기대감 덕분이다.

그러나 일부 종목은 특별한 이유가 없거나 주가 상승의 원인이 된 호재의 영향이 사실상 미미한데도 큰 폭으로 주가가 치솟을 때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와 제약·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의약업종지수는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10,693.90으로 작년 말 종가(7,591.60)보다 40.86%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8.16%)의 두 배를 넘는다.

의료정밀업종지수도 같은 기간 2,962.24로 30.87%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 제약업종지수는 12.46% 올랐다.

코스닥 상승률(3.39%)의 3배를 넘는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요 헬스케어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도 2,838.76으로 작년 종가보다 16.61% 올랐다.

제약·바이오 업종은 2015년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요 업종으로 주목받았으나, 작년 한미약품의 불공정 공시 사태 이후로 급락한 이후 움츠러든 뒤 상승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최근 한미약품이 과거 중단됐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을 재개하면서 신약의 가치가 재부각돼 관련 업종 주가가 부활하는 추세다.
되살아나는 헬스케어…묻지마 투자는 '금물'
종목별 등락률을 보면 신라젠이 올해 들어 237.36%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작년 11월에 상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23.51% 올랐다.

퓨처켐(93.00%), 휴젤(64.06%), 메디포스트(55.80%), 대웅제약(54.29%), 한미약품(48.77%) 등이 큰 폭으로 올랐다.

코스피 이전상장을 결정한 셀트리온도 올해 32.22% 상승했다.

그러나 신라젠은 최근 주가 급등과 관련한 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올해만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공시할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답변했다.

신라젠이 개발 중인 간암치료제 후보물질의 미래 가치가 그만큼 클 수도 있지만, 업계에서도 이 정도 상승은 정상 범위를 넘어선다는 분석이 많다.

설립한 지 6년, 상장한 지 10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스위스 제약업체 론자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었다.

론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영역인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의약품 수탁제조개발(CDO) 분야의 글로벌 1위인 업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1천709억원으로, 같은 기간 론자 매출액(약 2조7천억원)의 1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아주 오랜 기간 자금이 많이 투입되는데도 전혀 마지막 단계에서 개발이 중단되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신약이 개발된다면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꼭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