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 "부작용 적은 위암 치료제로 암 병용요법 시장 주도할 것"
“연내 아파티닙과 다른 기존 항암제를 동시에 써서 치료 효과를 더 높이는 병용요법 임상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 회장(사진)은 최근 인터뷰를 하고 “항암제 병용요법 시장에서 아파티닙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가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는 암 치료제 아파티닙은 부작용이 적어 다른 항암제와의 병용요법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병용요법은 다른 치료제와 동시에 사용해 효과를 높이는 치료방법이다.

에이치엘비는 자회사 LSKB를 통해 표적항암제 아파티닙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는 말기 위암 환자 459명을 대상으로 미국 유럽 한국 일본 등 12개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진 회장은 “글로벌 3상 개시 5개월 만에 등록환자가 1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내년에 3상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파티닙은 다국적 제약사 암젠의 수석연구원을 지낸 폴 챈이 개발한 항암제다. 지난해 7조7500억원어치가 팔린 로슈의 아바스틴과 같은 기전이다.

LSKB는 폴 챈이 설립한 어드벤천연구소로부터 2007년 중국을 제외한 아파티닙의 글로벌 판권을 확보했다. 중국 제약기업 헝루이는 1차, 2차 항암치료에 실패한 말기 위암 환자에게 쓰는 항암제로 2014년부터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400억원이었다. 진 회장은 “아파티닙이 중국에서 심각한 부작용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임상 3상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티닙은 신생혈관 억제뿐 아니라 면역항암제와 화학요법의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며 “병용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제약사에 아파티닙 기술수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엘비는 자회사 라이프리버를 통해서는 바이오 인공 간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인공 간은 체외에서 간부전 환자의 간 기능을 대체해 간 이식을 받을 때까지 생명을 연장해 주는 세포치료제다. 연내에 임상 2b상과 조건부 시판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진 회장은 “13년간 개발한 아파티닙, 18년차에 들어선 바이오 인공 간 등의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며 “내년은 그동안 투자했던 개발비의 회수가 시작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