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짜리 장기 연휴가 끝나면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된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실적 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골라내기에 벌써 나섰다. 이들이 주목하는 종목 중에는 2분기 ‘어닝 쇼크’ 수준의 저조한 실적을 냈다가 3분기에 사상 최대(분기 기준)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실적 유(U)턴주들도 들어있다.
CJ제일제당·더블유게임즈…'실적 U턴주' 뜬다
◆실적 유턴주 어떤 게 있나

28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평균)는 사상 최대인 3295억원이다. 전년 동기(651억원)보다 다섯 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엔씨소프트는 올 2분기에 37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작년 2분기 영업이익(861억원)의 35.30%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6월 선보인 ‘리니지M’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주가도 이달 들어 급반등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는 1만2000원(2.66%) 오른 46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더블유게임즈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29억원이다. 전년 동기(101억원)보다 세 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더블유게임즈는 올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39.68% 줄어든 7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올해 초 인수한 글로벌 소셜 카지노업체 더블다운카지노의 인수비용 부담 탓에 한동안 부진했지만 합병 작업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3분기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게임주 이외엔 CJ제일제당이 2분기 부진을 딛고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2106억원)보다 21.93% 감소한 16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이 회사는 3분기에 사상 최대인 26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당 등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소재식품·바이오 부문이 선전하는 가운데 가공식품 부문에선 추석특판 효과가 3분기 실적에 반영된다.

◆내수주도 주목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상당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정보기술(IT)주들이다. 삼성전자(영업이익 예상치 14조2922억원) SK하이닉스(3조8258억원)를 비롯해 SK머티리얼즈(436억원) 인터플렉스(362억원) 등이다.

투자자들의 ‘타깃’에서 벗어나 있는 내수주들도 상당수 있다. KT&G(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4425억원) LG유플러스(2132억원) BGF리테일(828억원) 오뚜기(478억원) 콜마비앤에이치(135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예고된 내수주는 두 종류로 구분된다. 첫 번째는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성과를 내는 종목들이다. LG유플러스 BGF리테일 오뚜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라면시장에서 경쟁이 완화되면서 3분기에 매출총이익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KT&G와 콜마비앤에이치 등은 내수시장에서의 견고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성장 스토리’를 써 나가는 사례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KT&G는 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으로의 수출이 확대되면서 3분기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나 수급여건도 양호하다. 더블유게임즈와 CJ제일제당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48배, 1.26배에 머무르고 있다.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엔 1위인 엔씨소프트(3717억원)를 비롯해 인터플렉스(170억원) BGF리테일(88억원) 콜마비앤에이치(68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