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특전사 후배 강하·무술 시범에 박수 보내
기념식 후 사병과 오찬…김정숙 여사는 통닭 230마리 제공
국군의날에도 바뀐 의전…훈장·표창 軍 배우자에게 꽃다발
평택 2함대 연병장에서 28일 열린 건군 69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는 청와대 안에서 볼 수 있었던 의전의 변화가 옥외 공개행사에서도 재현돼 눈길을 끌었다.

장관 등 주요 국무위원 임명식 때 배우자가 함께하게 해 꽃다발을 주던 의전을 청와대가 국군의 날 기념식에도 그대로 옮긴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한미연합사령관인 빈센트 브룩스 미 육군 대장에게 대한민국의 안전보장에 기여한 공을 인정해 보국훈장 통일장을 수여했다.

한미연합사령관 가운데 재직 중에 보국훈장 통일장을 받는 사례는 브룩스 대장이 처음이다.

훈장 수여를 마친 문 대통령은 바로 옆에 있던 캐롤 브룩스 여사에게 밝은 표정으로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 인사를 했다.

다음으로 훈장을 받은 이한기 육군 소장과 그의 부인인 이은영 씨 등에게도 같은 형태의 의전이 이어졌다.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이 훈장·표창 수여자들의 배우자에게 꽃다발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로부터 국방에 헌신한 공을 인정받는 자리에 배우자가 함께하면 가족에게도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라며 의전의 배경을 소개했다.

기념식에는 얼마 전 K-9 자주포 사고로 순직한 5포병여단 병사들의 유족도 참석해 행사의 의의를 각별하게 했다.

특전사 출신인 문 대통령은 행사장에 헬기로 도착하자마자 연병장에 내려 무개차에 탑승해 2천5백톤급 호위함인 경기함, 1만4천500톤급 아시아 최대 규모 상륙함인 독도함 등을 열병했다.

문 대통령은 함정 위의 병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고 21발의 예포가 대통령을 맞이했다.

행사에서 전략무기 공개 못지 않게 참석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특전사의 집단강하와 특공무술, 격파 시범 등이었다.

특전사 출신으로서 후배들의 시범을 지켜보게 된 문 대통령은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특전사 대원들의 모습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등에 특전사로 복무할 때 특전사 강하 훈련을 했다고 밝힌 바도 있다.

부인 김정숙 여사는 특전사의 여성 대원들의 남성 못지않은 특공무술과 격파 시범을 보고는 놀랍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창공에서 태극마크를 그리는 고난도 시범을 선보인 공군 '블랙이글스' 팀의 특수비행도 흐뭇하게 바라봤다.

환한 표정으로 옆에 앉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대화를 주고받기도 한 문 대통령은 시범이 끝날 때마다 시범단으로부터 경례를 받았고 자리에서 일어나 거수경례로 화답했다.

연단 아래로 내려가서 특공무술 시범 대원들과 일일이 악수한 문 대통령은 2002년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의 기습공격을 받은 참수리호로 자리를 옮겨 함교와 함포 등을 둘러봤다.

문 대통령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평택 2함대 부두로 이동, 최신예 디젤 잠수함인 김좌진함과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을 시찰했다.

문 대통령은 김좌진함을 살펴보고 "해군 전력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북한을 압도하고 있지만 북한이 소형 잠수함이 많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개발한다고 하니 우리 잠수함을 더 발전시켜야겠다"고 말했다.

문무대왕함에 오른 문 대통령을 기다리는 것은 승조원과 장병들의 박수와 환호였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 여사는 '대통령님, 여사님 사랑합니다'라는 종이 팻말이 붙은 함정 내 식당에서 비빔밥, 쇠고기뭇국, 갈비찜 등으로 장병들과 오찬을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복무 중 애로사항을 듣고 건강하게 병역을 마칠 수 있도록 조언했고 김 여사는 통닭 230인분을 선물해 격려했다.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kj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