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지진을 몇 차례 겪고도 살아남았던 멕시코시티의 역사적인 큐폴라(돔)가 마지막 종을 울렸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발생한 규모 7.1의 강진으로 멕시코시티 인근에 있는 '천사들의모후' 성당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AP통신이 24일 보도했다.

현장 사진을 보면 성당 천장을 덮고 있던 돔은 절반쯤 무너져내렸고, 지붕을 덮고 있던 벽돌은 바닥으로 떨어져 예배당을 덮쳤다.

지진이 휩쓸고 지나간 후 첫 주일인 이날 교인들은 성당이 아닌 천막 안에서 미사를 드렸다.

테이블과 십자가, 촛불 등 간소한 모습이었다.

이 성당의 콜린 노게스 신부는 신자들에게 "우리의 신앙은 건물 그 이상입니다"라고 말했다.

미사에 참석한 신도 아살리아 라미레스(60)는 천사들의모후 성당을 '우리들의 어머니'라고 부르며 "평화와 평온을 찾기 위해 이곳에 온다"고 말했다.

천사들의 모후 성당의 기원은 4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스페인 선박이 동정녀 마리아의 그림을 싣고 멕시코로 건너오다가 그림이 훼손돼, 이후 복제품이 만들어졌다.

복제된 그림은 당시 작은 오두막에 불과한 모습이었던 초창기 천사들의모후 성당 건물 제단에 걸렸으며, 19세기에 현재 모습으로 성당이 건축된 이후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른 성당들도 예외는 아니다.

멕시코대교구에 따르면 19일 지진으로 150개 이상의 건물이 피해를 봤다.

성인의 조각상들은 손과 발이 잘려 더 이상 쓸 수 없게 됐고, 천장이 사라져 뻥 뚫린 신도석 위로 하늘이 열려있다.

돌과 콘크리트 잔해가 떨어져 제단을 뒤덮었다.

피해는 특히 지진이 시작된 푸에블라주에서 심각했다.

푸에블라주의 작은 마을 아트살라에선 세례식 도중 성당 지붕이 무너져 세례를 받던 생후 2개월 된 아이와 그 가족 등 11명이 한 번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

멕시코에서는 지난 7일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8.1 강진으로 최소 90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19일에도 규모 7.1 강진이 일어나 최소 318명이 사망했다.

23일에도 멕시코 남부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해 멕시코시티 주민 수만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noma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