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점은 줄이지만…은행 "디지털 전문인력 확보전"
디지털금융 전쟁이 본격화하면서 은행 디지털 조직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은행들은 영업점 수나 은행원은 해마다 줄이고 있지만 디지털 분야 인력은 별도 채용에 나서는 등 인재 확보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우리·신한·KEB하나 등 시중은행 디지털 관련 인력은 지난해보다 40~50%씩 늘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디지털금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지난 7월 미래채널그룹을 확대 개편했다. 3개 부서였던 이 그룹에 스마트마케팅, 부동산금융, 기업디지털금융 등 3개 부서를 추가하면서 6개 부서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 88명이던 미래채널그룹의 인력(전산 및 콜센터 인력 제외)은 현재 128명으로 45%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외부인력 영입보다는 기존 행원들을 디지털 인재로 양성하기 위한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KB디지털 ACE 아카데미’를 개설, 빅데이터·코딩·클라우드·블록체인·사물인터넷(IoT) 등 5단계의 디지털 과정을 이수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과 달리 외부 전문가 영입 전략을 펴고 있다. 기존 인력들이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을 선도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 외부 전문가 2명을 본부장급에 앉혔다. 김철기 빅데이터센터장과 장현기 디지털전략본부장이 주인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7월 각 그룹에 흩어져 있던 디지털 관련 부서들을 한데 모아 100여 명의 인력으로 구성된 디지털그룹을 신설했다. 여기에다 연말까지 내·외부인력 30명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은행들은 또 하반기 공채에 일제히 디지털부문을 신설했다. 디지털 역량이 있는 신입행원은 물론 경쟁력 있는 경력 직원까지 확보하겠다는 포석에서다. 우리은행은 디지털 부문 지원자가 예상보다 많자 당초 계획보다 채용 규모를 100명가량 늘렸다. 우리은행 디지털금융그룹에는 현재 플랫폼사업부, 핀테크제휴부, 디지털전략부 등 6개 부서가 소속돼 242명이 근무 중이다. 해당 그룹 인력은 2년 만에 70%가량 증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