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은퇴 이전과 같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자산을 마련하는 것을 재무적 노후준비라고 한다. 노후자산은 보통 연금과 건강보험으로 준비하는데,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게 생명보험이다. 생명보험은 경제활동을 하는 가장이 갑작스레 사망할 때 남겨진 가족의 삶을 보장하는 데 주된 목적이다. 하지만 요즘은 생명보험이 노후준비 수단 중 하나로 쓰이기도 한다.

생명보험은 배우자의 노후준비 자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남녀의 기대수명과 결혼연령 차를 감안하면 한국 사회에서 아내는 남편보다 평균 10여 년을 더 살게 된다. 여성의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6~7년 긴 데다 보통 3~4살 위의 남성과 결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장의 연금은 준비하면서 배우자의 노후준비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 이때 생명보험금은 남편 사후 홀로 남겨질 아내를 위한 든든한 노후자금이 돼 준다.

생명보험은 상속에 활용되기도 한다. 우리나라 부유층은 재산의 상당 부분을 부동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상속에 즈음해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부동산은 급하게 처분하기 어려운 데다 제값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이때 생명보험금을 활용하면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고도 막대한 상속세를 납부할 수 있다.

또 생명보험이 있으면 가장이 중병에 걸렸을 때 가계의 부담이 줄어든다. 노후에 소득이 감소해 가뜩이나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데 가장이 큰 병에 걸리면 생활기반이 흔들린다. 이때 생명보험의 특약을 활용하거나 생명보험과 건강보험의 성격을 모두 가진 CI보험을 통해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미리 받으면 중병에 따른 제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

생명보험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은퇴 전과 그 이후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서다. 생명보험은 경제활동기 가장의 사망, 연금은 본인과 가족의 노후를 보장한다는 각각의 고유한 목적이 있다. 하지만 노후 생활자금을 인출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생명보험이 있으면 은퇴 전에는 가장의 사망을 보장받다가 은퇴 후에 필요하면 생활비로 전용할 수 있다. 물론 은퇴 후에도 가장의 사망 보장이 여전히 더 중요한 가치라면 종신 보장을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217> '재무적 노후 준비'에 생명보험이 필요한 이유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맞아 연금, 건강보험에 생명보험까지 활용해 노후의 다양한 리스크를 꼼꼼히 대비하자.

조명기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