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풀기 시대 종언…금리인상·자산축소 페달 번갈아밟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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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양적완화 따른 유동성 흡수…테이퍼링→금리인상→보유자산 축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0년간 시장에 풀었던 유동성을 본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제로(0) 금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데 이어 이번에는 보유자산 축소 계획까지 내놓으며 양적완화에 종지부를 찍을 참이다.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담보부채권(MBS)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재투자를 중단하는 식으로 자산 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연준이 국채와 MBS 등을 잔뜩 사들이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양적완화 과정을 정반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지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인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작은 2008년 11월부터 장기국채, 정부보증기관채(GSEs), MBS 등 채권 1조4천5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한 것이었다.
2010년에는 2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며 총 6천억 달러를 들여 장기국채를 매입했다.
다시 2년 뒤에 3차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매달 400억 달러의 MBS, 450억 달러의 장기국채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2013년 1월부터 매달 850억 달러를 유지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부터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선언하고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씩 서서히 축소했다.
테이퍼링은 2014년 10월에야 완전히 종료됐다.
2015년 12월에는 연준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6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보유자산 축소까지 단행하기로 했다.
테이퍼링은 마무리됐지만 3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로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는 이미 4조5천억 달러에 육박한다.
2008년 당시만 하더라도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가 9천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년 사이에 다섯 배로 폭증한 셈이다. 보유자산 축소는 테이퍼링과 비교하면 대차대조표 정상화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조치다.
연준이 굳이 지금 보유자산 축소까지 결정한 이유는 네 차례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양적완화의 그늘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유지가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되면서 보유자산 축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연준 구성이 대거 바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축소를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보유채권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금씩 보유자산을 줄여갈 계획이다.
이를 두고 리처드 클라리다 핌코(PIMCO)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이 같은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두고 하루에 디저트 3개를 먹는 대신에 2개를 먹는 식의 다이어트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여전히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처럼 자산축소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기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보유자산 축소가 통화정책의 터닝포인트이자 전례가 없는 역사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루이스 알렉산더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현재 머물던 곳과 매우 다른 장소로 향하고 있다"며 "그곳까지 도달하고 그곳이 어디인지 알아내는 데 수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0년간 시장에 풀었던 유동성을 본격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제로(0) 금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데 이어 이번에는 보유자산 축소 계획까지 내놓으며 양적완화에 종지부를 찍을 참이다.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담보부채권(MBS)의 만기가 도래했을 때 재투자를 중단하는 식으로 자산 규모를 조금씩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연준이 국채와 MBS 등을 잔뜩 사들이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했던 양적완화 과정을 정반대로 옮겨놓은 것이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너지는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비정상적인 통화정책인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시작은 2008년 11월부터 장기국채, 정부보증기관채(GSEs), MBS 등 채권 1조4천50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며 시중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한 것이었다.
2010년에는 2차 양적완화를 실시하며 총 6천억 달러를 들여 장기국채를 매입했다.
다시 2년 뒤에 3차 양적완화의 일환으로 매달 400억 달러의 MBS, 450억 달러의 장기국채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따라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2013년 1월부터 매달 850억 달러를 유지했다.
하지만 같은 해 12월부터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선언하고 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씩 서서히 축소했다.
테이퍼링은 2014년 10월에야 완전히 종료됐다.
2015년 12월에는 연준이 9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금리 인상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6월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이어졌다.
올해 들어서는 금리 인상뿐만 아니라 전례 없는 보유자산 축소까지 단행하기로 했다.
테이퍼링은 마무리됐지만 3차례에 걸친 양적완화로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는 이미 4조5천억 달러에 육박한다.
2008년 당시만 하더라도 연준의 보유자산 규모가 9천억 달러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년 사이에 다섯 배로 폭증한 셈이다. 보유자산 축소는 테이퍼링과 비교하면 대차대조표 정상화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조치다.
연준이 굳이 지금 보유자산 축소까지 결정한 이유는 네 차례 금리 인상에도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서 양적완화의 그늘에서 벗어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또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유지가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 시절 적자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되면서 보유자산 축소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연준 구성이 대거 바뀔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정책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서둘러 축소를 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연준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보유채권을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에 대해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조금씩 보유자산을 줄여갈 계획이다.
이를 두고 리처드 클라리다 핌코(PIMCO)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이 같은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두고 하루에 디저트 3개를 먹는 대신에 2개를 먹는 식의 다이어트라고 묘사했다.
하지만 여전히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처럼 자산축소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안기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보유자산 축소가 통화정책의 터닝포인트이자 전례가 없는 역사적인 결정이기 때문이다.
루이스 알렉산더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현재 머물던 곳과 매우 다른 장소로 향하고 있다"며 "그곳까지 도달하고 그곳이 어디인지 알아내는 데 수년은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