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책마을] '안아줘' '밥줘'… 꼭 사람 같았던 아기 침팬지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침팬지와의 대화

    로저 파우츠·스티븐 투켈 밀스 지음 /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528쪽 / 2만5000원
    [책마을] '안아줘' '밥줘'… 꼭 사람 같았던 아기 침팬지
    아동심리학자를 꿈꾸던 대학원생 로저 파우츠는 1966년 돈을 벌기 위해 조교 자리를 알아보다 예상하지 못한 일자리를 얻는다. 새끼 침팬지에게 수화를 이용해 말하는 법을 가르치는 과학자 가드너 부부의 실험을 보조하는 일이다. 가드너 부부는 침팬지가 인간과 마찬가지로 의사소통 능력을 타고났다는 가설을 세우고 있었다.

    파우츠는 이듬해 두 살배기 침팬지 ‘워쇼’를 처음 만났다. 가드너 부부는 ‘침팬지 양육’ 실험을 했다. 인간 가족이 새끼 침팬지를 인간 아이처럼 키우며 그의 언어 이용 능력을 관찰하는 것이다. 파우츠는 하루에 4~8시간씩 워쇼와 생활했다. 워쇼의 언어 능력은 나날이 발달해 아침이 되면 ‘로저 빨리’ ‘와서 안아줘’ ‘먹을 거 줘’ ‘옷 줘’ ‘나가자’ 등의 수화를 쏟아냈다. 당시 두 살 난 아들이 있던 파우츠는 “내가 매일 아침 아들 조슈아에게서 듣는 말과 똑같았다”고 말한다.

    워쇼와의 만남으로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뀐다. 심리학자를 꿈꾸던 청년은 세계적인 영장류 학자이자 동물 권익 운동가가 됐다. 그가 워쇼를 포함한 여러 침팬지와 함께한 30여 년의 경험과 연구를 담아 1997년 미국에서 처음 출간한 《침팬지와의 대화》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이 책은 침팬지 언어 연구 분야의 명작이자 다른 동물과 삶을 공유하는 방법을 배워가는 한 학자의 진솔한 성장기다.

    침팬지는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고 ‘담요 위 칫솔’과 ‘칫솔 위 담요’를 구분할 줄 안다. 말을 안 듣는 아이에게 부모가 얘기하는 ‘저기 어딘가의 큰 호랑이’가 공포의 대상이듯 워쇼는 ‘침팬지를 잡아먹는 크고 검은 개’를 무서워했다. 또 다른 침팬지 루시는 발정기가 되면 여성 잡지 ‘플레이걸’을 탐독했다.

    침팬지의 유전자 98.4%는 인간과 일치한다. 바로 그 이유로 일부 침팬지는 인간에게 고초를 당한다. 사람을 대신해 우주 의학 실험 대상이 되거나 에이즈, 간염 등의 연구에 이용된다. 파우츠는 침팬지 언어 연구를 계기로 인간과 다른 동물들 간 관계를 다시 생각해본다. 인간도 존재의 한 형태일 뿐이고, 다른 존재들과 지구를 함께 쓰고 있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내 아이에게 심장이 필요하다고 해서 옆집 사람의 심장을 빼앗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면 다른 동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실험용으로 인간 세계에 끌려온 침팬지는 연구소 아니면 철창 신세였다. 파우츠는 10년간 기금을 모아 우림과 가까운 환경을 조성하고 인간의 눈에서 벗어나 숨을 쉴 수 있는 곳도 마련한 ‘침팬지 인간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지었다. 과학 연구에 사용된 침팬지들을 위한 보호소 건립에도 힘썼다. 이 책은 인간이 다른 종에 대해 갖고 있는 우월감이 얼마나 부끄러운 것인지 깨닫게 한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상상해본 적 없는 상황"…'왕사남' 천만 앞둔 장항준 소회

      장항준 감독이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생애 첫 '천만 감독' 등극을 눈앞에 둔 소회를 밝혔다.6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전날까지 누적 관객 수 977만명을 기록했다. 이르면 이번 주말 1000만 관객 돌파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장 감독은 배급사 쇼박스를 통해 "단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상황"이라며 "기쁘면서도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답장을 보내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흥행 비결에 대해 장 감독은 기존 사극 속 단종의 이미지를 비튼 점을 꼽았다. 그는 "나약한 비운의 왕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키려 애쓰는 강단 있는 성장형 인물로 그려낸 점이 관객들에게 닿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특히 그는 '관객으로 들어가서 백성으로 나온다', '역사의 빈틈을 온기로 채웠다'는 관객평을 언급하며 "각박한 세상이지만 우리 마음속에 지키고자 하는 최소한의 도덕적 마지노선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덧붙였다.장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적 가치인 '의의(意義)'를 강조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이익만을 쫓는 계산적인 삶이 당연해졌지만, 과거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자 했던 '옳은 일'에 대한 가치를 다시 공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된 어린 선왕(박지훈 분)과 그를 감시하는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지태, 김민, 이준혁 등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웰메이드 사극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한편, 장 감독은 차기작 검토와 함께 오는 9월 열리는

    2. 2

      W컨셉, 신임 대표에 이지은 상무 선임…"첫 여성 수장"

      W컨셉이 이지은 상품2담당 상무를 새 대표로 선임했다고 6일 밝혔다.이 신임 대표는 W컨셉 최초의 여성 대표이자 LF, 코오롱 등 패션 전문기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패션 전문가다.W컨셉은 “경쟁이 치열한 패션 시장에서 패션 버티컬 플랫폼의 핵심 역량을 재점검하고 본원적 경쟁력을 더 강화할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W컨셉의 독보적인 상품기획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3. 3

      이서진 "오랜 고민 있었다"…전도연·이영애 뒤 잇는 각오

      배우 이서진과 고아성의 첫 연극 도전기가 공개됐다.6일 LG아트센터는 연극 '바냐 삼촌'의 첫 대본 리딩 현장을 공개했다. '바냐 삼촌'은 이서진과 고아성의 첫 연극 도전작으로 캐스팅 공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LG아트센터가 '벚꽃동산', '헤다 가블러'에 이어 선보이는 제작 연극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으로, 각색과 연출은 손상규 연출이 맡는다.이번 리딩에는 이서진, 고아성을 비롯해 양종욱, 이화정, 김수현, 조영규, 민윤재, 변윤정 등 출연 배우 전원과 이현정 LG아트센터장 및 손상규 연출, 김종석 무대 디자이너, 김형연 조명 디자이너, 김환 의상 디자이너 등 주요 제작진이 함께 자리해 작품의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주인공 바냐 역할을 맡은 이서진은 첫 리딩 현장에서 "연극 무대에 도전하기까지 오랜 고민이 있었다. 주변에서도 추천을 많이 했고 의미 있고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다"며 "열심히 연습해서 나만의 바냐를 보여주고 싶다. 지금은 연습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첫 연극 도전에 대한 포부를 전했다.소냐 역의 고아성 역시 "체호프의 글에 매료되어 대본이라는 생각을 잊은 채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며 "연극 경험은 없지만 이런 좋은 대사를 매일매일 내뱉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고, 늘 카메라 너머로 상상하던 관객들 앞에서 직접 연기를 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고 있다. 평범해 보이지만 가족을 책임지는 단단한 소냐를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이번 작품에는 두 배우뿐 아니라 연극계에서 잘 알려진 실력파 배우들이 함께해 작품의 밀도를 더한다. '리차드 2세', '햄릿'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