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리스크-리턴 관계'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센터장은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1975년 74포인트 시작한 코스피는 현재 2400포인트를 넘었다"며 "복리로 보면 8.1%씩 상승했지만 무위험 자산인 채권 수익률이 10.6%인 것과 비교하면 주식의 수익률은 낮다"고 설명했다.
수익률 저조의 원인으로 리스크와 리턴의 관계를 꼽았다.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의 여러 요인들 때문에 리스크만큼 리턴이 돌아오지 않는 시장이었다는 분석이다.
우선 한국경제가 빠르게 성장과 침체를 반복하면서 변동이 심했고, 주식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판단이다. 이 센터장은 "경제 성장률이 높을 때는 12%에 이르렀지만 경기가 꺾이면 7~8% 씩 떨어졌다"며 "주가 변동이 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간 우리나라 기업 실적도 저조했다는 분석이다. 이 센터장은 "절대적 규모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기업의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간게 2000년대 들어서였다"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의 수익률이 낮을 수 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한국 주식시장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줬던 변동성과 낮은 기업이익의 문제들이 일부 해소됐기 때문이다. 리스크와 리턴의 관계가 맞아 떨어질 수 있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센터장은 "예전에는 경제성장률이 좋고 나쁠 때의 격차가 6~7%에 달했지만 현재는 0.5% 정도로 줄어들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면서 변동이 적은 형태가 되고,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의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금리 올라갈 가능성이 적다"며 "올해 우리나라 기업들의 예상 영업이익은 200조, 꾸준하게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스크와 리턴의 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주가가 움직였듯이 한국 주식시장도 앞으로 변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이 센터장은 "미국 주식시장의 경우 60년대에서 70년대 중반까지 주가가 옆으로 기어가는 모습을 보이다가 리스크와 리턴이 맞아들어가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한국 주식시장도 이러한 국면을 넘어서면서 이머징시장이 아닌 선진국형 시장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