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왼쪽) 및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왼쪽) 및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19일(현지시간) 제72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초강경 발언들로 채워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 후 첫 UN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완전파괴', '자살임무', '로켓맨' 등 세계 최강대국 정상이 한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자극적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며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 북한 정권이 적대적 행위를 멈출 때까지 김정은을 고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로켓맨'(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 임무를 하고 있다"며 북한의 도발을 자살행위로 규정했다. "북한 정권은 자국민 수백만 명의 아사와 감금, 고문, 살해와 탄압에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그 정권이 무고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학대한 나머지 귀국한 지 며칠 만에 죽는 것을 목격했으며 독재자의 형이 금지된 신경가스로 국제공항에서 암살되는 것을 보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은 약 40분 동안 이어졌다. 북한을 최우선 '불량국가'(Rogue Nation)로 지목해 작심 비판을 이어갔다. 초강경 '대북 경고'에만 5분 가까이 할애했다.

'외교 슈퍼볼'로 불리는 각국 정상급 양자·다자외교의 무대에서 '호스트 국가'격인 미국의 대통령이 공격적인 연설을 쏟아내자, 뉴욕 유엔본부 총회장의 분위기는 싸늘하게 식은 모습이었다.

초강경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함께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평화적인 북핵 문제 해결과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주최로 유엔본부에서 열린 각국 수석대표 공식 오찬에 참석해 "국제사회가 일관된 노력을 통해 평화적·근원적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요르단, 라이베리아, 기니, 리투아니아, 터키, 스위스 등 주요국 정상과 함께 주요 현안 관련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신장된 국력과 국제적 위상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개발, 기후변화, 난민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유엔과 협력해 적극적인 역할과 기여를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유엔 사무총장은 매년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 참석하는 193개 유엔 회원국 수석대표들을 위해 오찬을 주최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해 사무총장과 각국 정상 간 친목을 다지고 다양한 현안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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