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북핵 위기 속에서 당론으로 채택한 '전술핵 재배치'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대국민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특히 자당 의원들의 최근 방미 활동을 '사대 외교'나 '빈손 방문'이라고 비판하는 일각의 부정적 평가를 일축하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대국민 설득에 계속 매진할 뜻을 분명히 했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제사회에 북핵의 긴급성을 알리기 위해 우리 대미외교단이 미국 조야를 방문했다"면서 "5천만 국민이 살기 위해, 이 정부를 믿기 어려우니 스스로 핵 대책을 세워보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1천만 서명운동을 보다 가열차게 해야겠다"면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미국의 핵우산을 믿을 수 없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했고 성사시켜 러시아를 굴복시켰다"면서 "오늘 문재인 대통령이 북핵 외교차 유엔을 방문하는데, 슈미트의 그런 결단을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또 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소속 의원들의 최근 방미 활동과 관련, 일각에서 빈손 방문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얼마나 크고 세계적인 이슈인데 바로 성과가 있겠느냐. 가관이다"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낸 뒤 "지금부터 시작이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열린 북핵위기대응특위 전체회의에도 직접 참석해 특위 활동에 힘을 보탰다.

북핵위기대응특위 위원장인 이철우 최고위원은 최고위 회의에서 "국무부는 자기들의 기조대로 전술핵 재배치 외에 핵우산으로 충분하다고 얘기했지만, 우리의 활동을 워싱턴포스트가 기사로도 보도하고 사설에서도 언급했다"며 "미국에서 '울림'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포 등을 포함해 서명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우리의 우방들이 대한민국 국가 안보의 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이 정부가 전술핵 재배치를 요구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방부 차관 출신 특위 소속 백승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제가 국회의원 되기 전에도 군사외교 차원에서 미국을 많이 갔고 의원이 되고 나서도 다섯 차례 정도 가서 미국 조야의 지도자를 만났었다"고 언급하면서 자신이 느끼기에 그때와 달라진 미국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당시엔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냉랭하고 전혀 있을 수 없는 정책이란 입장이었는데 이번에는 '한국 국민의 그런 불안한 안보의식을 정말 이해하겠다'(라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도부 내에서도 북핵위기대응특위의 방미 준비가 다소 부족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적어도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이나 (미국 의회의) 예결위원장 정도는 만났어야 한다"며 "준비를 철저히 하지 못하고 갔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