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1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15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투 톱’인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잇따른 구설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각각 ‘막말 논란’과 ‘측근의 검찰 수사’ 등으로 리더십에 생채기가 났다.

추 대표는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문제점도 나오지 않았다”며 “야당은 당리당략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받드는 신중한 결정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부결되자 “‘땡깡’을 부리고 골목대장질 한다”며 야당을 압박하던 자세에서 몸을 한껏 낮춘 것이다.

국민의당은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 참여하기 위해선 추 대표가 막말부터 사과해야 한다며 연일 압박하고 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의 역공을 받은 추 대표는 리더십 타격을 우려해 선뜻 사과하기도 어려운 처지여서 정국은 더욱 꼬여가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7월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머리 자르기’ 발언으로 국민의당과 설전을 벌였지만 청와대가 대신 사과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우 원내대표는 14일 측근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측근 중 한 사람이 2012년 총선에서 상대 후보 측에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다. 우 원내대표는 “전혀 무관한 일이라 단 한 점 부끄럼이 없다. 조사받을 일이 있으면 당당히 (검찰에)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해 적잖이 당황한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강경’ 발언에 대해 우려도 나왔다. 우상호 전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대변인이 직접 발언하고 문제를 풀 때만 지도부가 나서는 식으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며 “지도부가 직접 야당을 공격하는 발언은 많이 안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20대 국회 개원부터 1년간 추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