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측을 대표하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공론화 과정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6호기 건설을 반대하는 측을 대표하는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이 15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공론화 과정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의 명운을 가를 시민참여단 숙의과정이 16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한 달여간 진행된다. 공론화위원회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불참을 검토했던 ‘안전한 세상을 위한 신고리 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15일 내부 회의 결과 공론화위 참여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공론화위 파행 우려는 일단 봉합됐다. 충남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에서 시민참여단 500명이 참석하는 오리엔테이션은 예정대로 열린다.

숙의과정이 시작되면서 5·6호기 공사 중단 측을 대표하는 ‘시민행동’과 공사 재개 측 대표인 ‘한국원자력산업회의·한국원자력학회’ 간에 시민참여단의 마음을 붙잡기 위한 표심 경쟁도 달아오르게 됐다. 앞서 시민 2만 명 대상 1차 설문조사가 있었지만 전문가들은 숙의과정 기간에 이뤄지는 2~4차 조사가 공론화위의 최종 권고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엔테이션은 2차 설문과 경과보고, 위촉장 수여, 건설 재개 및 중단 측 입장 발표 순으로 이뤄진다. 양측은 첫날 발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발표에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고 시민참여단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숙의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국원자력산업회의·한국원자력학회 측 발표는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가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수급계획 수립위원,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 정책 자문위원 등을 거친 원자력 전문가다. 그는 시민대표단이 가장 우려하는 ‘안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해명할 예정이다.

또 공사를 중단할 경우 금액 손실과 원전 수출 경쟁력 약화, 전력 수급 불안전성, 일자리 감소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시민행동 측은 마지막까지 발표자 후보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원전의 불안을 강조하는 ‘공격형 발표자’를 내세울지, 아니면 신재생에너지의 장점과 전력수급 안전성 등을 부각하는 ‘수비수’를 배치할지를 두고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