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LG전자의 안내 로봇.  /LG CNS 제공
인천국제공항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LG전자의 안내 로봇. /LG CNS 제공
내년 6월부터 인천국제공항에서 LG가 제작한 로봇이 입출국 안내를 맡는다. LG는 이번 사업을 발판 삼아 유럽과 중동지역 해외 주요 공항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 CNS와 LG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주한 지능형 로봇 사업을 수주했다고 14일 발표했다. LG전자가 만드는 다국어 지원 자율주행 로봇과 LG CNS의 무선통신 기반 로봇 관제 시스템이 인천공항에 도입된다.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시범 운영을 거쳐 6월 공항에 본격 시행된다.

이번 사업은 공항 입출국장에 로봇을 14대 도입하고 로봇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십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발주된 지능형 로봇 사업 가운데선 최대 규모라고 LG CNS 측은 설명했다. 출국장 로봇은 대기인원 파악과 게이트 안내, 기내 반입금지물품 홍보를 담당하고 입국장 로봇은 수하물 수취대 번호 안내와 승객 대면 음성 안내 업무를 맡는다. 단순한 정보 전달이나 안내에 그치지 않고 인공지능(AI)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봇 관제 시스템은 LG CNS가 자체 구축하는 로봇 서비스 플랫폼을 공항 내부 시스템과 연계해 로봇을 제어하며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한다. 가령 공항 내부 시스템에 저장된 출국장 혼잡도 정보를 로봇에 전달하면 로봇은 공항 이용자에게 대기시간이 적은 출국장 정보를 안내하는 식이다. 로봇의 현재 위치와 활동 상황을 확인하는 것은 물론 동선을 고려해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LG전자는 안전한 로봇 자율주행을 위해 고성능 영상센서 기반의 로봇 제작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딥러닝 기반의 대화 엔진을 통해 다국어 음성 인식과 처리 등 사용자 대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LG CNS도 연말까지 로봇 서비스 플랫폼에 AI 기술을 접목해 서비스를 확장하고, 실시간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는 등 플랫폼 고도화에 나선다.

LG CNS는 2013년부터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 축적을 시작해 작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인간형 로봇 ‘페퍼’의 안드로이드 앱(응용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7월 ‘로봇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로봇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보유한 로봇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해 LG그룹 차원의 지능형 서비스 로봇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유럽과 중동 지역의 주요 공항뿐 아니라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로봇 사업을 확대한다.

김영섭 LG CNS 대표는 “이번 사업을 통해 공항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된 시스템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IoT)과 AI를 연계한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