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대웅제약] 대웅제약, 신약개발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제약사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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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대웅제약
신약 개발에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글로벌 신약의 평균 연구개발 기간은 10년. 수만 가지 후보물질을 탐색해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골라내고 동물실험과 인체실험을 거쳐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하기까지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한다. 그러나 버티기만 해서도 안 된다. 10년 동안 1조원을 들여 연구해도 성공 확률은 0.04%에 불과하다. 신약 개발 경험과 자금력이 부족한 국내 제약사들이 홀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기 어려운 이유다.
대웅제약은 신약 불모지에서 남다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밖으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안으로는 오픈 콜라보레이션(개방형 협업)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24시간 가동되는 해외 연구소는 시간과 공간, 물리적 제약을 초월하는 신약 연구개발을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현지 고객, 전문가와 협력해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하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으로 기술력과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게 대웅제약의 목표다.
국내 제약업계 최다 글로벌 네트워크
대웅제약은 2004년 베트남에 해외 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의료 선진국인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태국, 인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8개국에 해외 법인이나 지사를 세웠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다.
신약 개발은 글로벌 네트워크 연구소에서 분야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 본사의 연구소 외에도 인도 하이데라바드 제품연구소, 미국 메릴랜드 C&D연구소가 있다. 중국에 대웅제약 랴오닝연구소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수라바야에도 바이오연구소가 있다. 대웅제약의 연구소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연구 영역이 다르다. 글로벌 연구네트워크로 24시간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국내외 파트너와 협력모델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의 서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진을 비롯해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학 등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교육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본에서는 이화학연구소(리켄연구소)와 신약 개발분야에 대한 MOU를 맺고 중국 선양약대와 정신분열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류머티즘 치료제, 데포주사제로 현지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파머징 특화 생산기지로 경쟁력 확보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중국 등 주요 거점 국가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국가별 특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생산설비는 cGMP(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수준을 갖춰 세계로 수출 가능한 품목을 생산하도록 했다.
특히 제약분야의 신흥시장을 뜻하는 파머징(Pharmerging) 마켓인 인도네시아를 ‘바이오 메카’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카르타 지사에 이어 현지 최초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해 영업마케팅, 생산, 연구개발까지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12월 적혈구생성인자 ‘에포디온’이 품목허가를 획득해 올 4월부터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생산연구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파견돼 생산 및 품질관리 기술을 이전했다. 현지 직원들의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인도네시아 바이오의약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웅인피온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식약청에서 주관하는 최우수 바이오제약사상을 수상했다. 대웅제약은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특성을 고려해 할랄 인증도 추진 중이다.
거대 제약시장이 형성돼 있는 중국에서는 우루사, 뉴란타, 베아제 등 소화기 대표 품목을 내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 2006년 현지법인으로 중국에 진출한 후 올해로 10년차를 맞은 대웅제약은 중국에 법인, 공장, 연구소를 설립했다. 처방의약품 우루사는 2009년 중국에 출시한 이후 중국 주요 성(省)의 입찰을 따내 국가의료보험에 등재됐다. 우루사는 중국 시장의 UDCA(우루소디옥시콜린산) 제제 중 시장점유율 15%로 2위에 올랐다. 중국 선양에 있는 랴오닝대웅제약에서는 내용액제 완제품을 직접 생산, 판매할 예정이다.
‘나보타’ 미국 진출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대웅제약은 지난 4월 항생제 ‘메로페넴’으로 70년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선진 시장인 미국 땅을 밟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 진출한 국산 복제약(제네릭) 1호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출시도 진행 중이다. 나보타는 미국, 유럽, 중동, 중남미 시장 등 현재까지 70여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4월에는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3상 결과를 미국미용성형외과학회에서 발표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A)에 올해 5월과 6월에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글로벌 비전 2020’을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 3월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선언한 글로벌 비전은 2020년까지 해외 진출 국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고 100개국 수출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구가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공략했다면 앞으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 집중하겠다”며 “나보타의 미국 진출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대웅제약은 신약 불모지에서 남다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밖으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안으로는 오픈 콜라보레이션(개방형 협업)을 추진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24시간 가동되는 해외 연구소는 시간과 공간, 물리적 제약을 초월하는 신약 연구개발을 가능하도록 했다. 여기에 현지 고객, 전문가와 협력해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접목하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으로 기술력과 경험의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게 대웅제약의 목표다.
국내 제약업계 최다 글로벌 네트워크
대웅제약은 2004년 베트남에 해외 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의료 선진국인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태국, 인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8개국에 해외 법인이나 지사를 세웠다.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다.
신약 개발은 글로벌 네트워크 연구소에서 분야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 본사의 연구소 외에도 인도 하이데라바드 제품연구소, 미국 메릴랜드 C&D연구소가 있다. 중국에 대웅제약 랴오닝연구소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수라바야에도 바이오연구소가 있다. 대웅제약의 연구소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연구 영역이 다르다. 글로벌 연구네트워크로 24시간 연구가 진행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국내외 파트너와 협력모델도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의 서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진을 비롯해 국립 인도네시아대학, 인도네시아 반둥공과대학 등과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교육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본에서는 이화학연구소(리켄연구소)와 신약 개발분야에 대한 MOU를 맺고 중국 선양약대와 정신분열 치료제, 알츠하이머 치료제, 류머티즘 치료제, 데포주사제로 현지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파머징 특화 생산기지로 경쟁력 확보
대웅제약은 인도네시아, 중국 등 주요 거점 국가에 생산기지를 세웠다. 국가별 특화된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현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생산설비는 cGMP(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수준을 갖춰 세계로 수출 가능한 품목을 생산하도록 했다.
특히 제약분야의 신흥시장을 뜻하는 파머징(Pharmerging) 마켓인 인도네시아를 ‘바이오 메카’로 삼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자카르타 지사에 이어 현지 최초의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해 영업마케팅, 생산, 연구개발까지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12월 적혈구생성인자 ‘에포디온’이 품목허가를 획득해 올 4월부터 생산,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생산연구 직원들이 인도네시아 공장으로 파견돼 생산 및 품질관리 기술을 이전했다. 현지 직원들의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인도네시아 바이오의약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웅인피온은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식약청에서 주관하는 최우수 바이오제약사상을 수상했다. 대웅제약은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특성을 고려해 할랄 인증도 추진 중이다.
거대 제약시장이 형성돼 있는 중국에서는 우루사, 뉴란타, 베아제 등 소화기 대표 품목을 내세워 성과를 내고 있다. 2006년 현지법인으로 중국에 진출한 후 올해로 10년차를 맞은 대웅제약은 중국에 법인, 공장, 연구소를 설립했다. 처방의약품 우루사는 2009년 중국에 출시한 이후 중국 주요 성(省)의 입찰을 따내 국가의료보험에 등재됐다. 우루사는 중국 시장의 UDCA(우루소디옥시콜린산) 제제 중 시장점유율 15%로 2위에 올랐다. 중국 선양에 있는 랴오닝대웅제약에서는 내용액제 완제품을 직접 생산, 판매할 예정이다.
‘나보타’ 미국 진출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대웅제약은 지난 4월 항생제 ‘메로페넴’으로 70년 기업 역사상 처음으로 선진 시장인 미국 땅을 밟는 데 성공했다. 미국에 진출한 국산 복제약(제네릭) 1호라는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출시도 진행 중이다. 나보타는 미국, 유럽, 중동, 중남미 시장 등 현재까지 70여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2016년 4월에는 미국에서 진행된 임상 3상 결과를 미국미용성형외과학회에서 발표했고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청(EMA)에 올해 5월과 6월에 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가 ‘글로벌 비전 2020’을 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 3월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선언한 글로벌 비전은 2020년까지 해외 진출 국가에서 10위권에 진입하고 100개국 수출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서겠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지금까지 인구가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흥시장을 공략했다면 앞으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국 시장에 집중하겠다”며 “나보타의 미국 진출이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