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 다이먼 JP모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의 거품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거품’ 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비트코인은 사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결국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폭발하고 말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트코인은 실물경제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은 만큼 가격 거품이 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이먼 CEO는 최근 세계적인 비트코인 투자 열풍을 과거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투기 거품에 비유했다. 네덜란드에서 발생한 튤립 투기 거품은 자본주의 역사상 최초의 자산 거품 현상으로 기록됐다. 당시 네덜란드 귀족과 신흥부자를 중심으로 명품 튤립에 대한 투기적 수요가 급증하면서 튤립 가격은 1개월 만에 50배나 급등했다가 순식간에 최고가 대비 수천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다이먼 CEO는 가상화폐를 거래한 JP모간 소속 트레이더를 해고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가상화폐 거래는) 우리 내부 규정에 어긋나는 데다 멍청한 짓”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국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 4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ICO(initial coin offering)를 금지시켰다. 또 중국 내 일부 비트코인 장외 거래 사이트에 폐쇄 명령을 내렸다.

일본 국세청은 11일 가상화폐로 거둔 이익을 원고료나 강연료와 같은 ‘잡소득’(한국의 기타소득과 비슷)으로 분류해 소득세를 징수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가상화폐 거래 관련 세무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수익을 얻고도 납세 신고를 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