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대면 금융거래가 크게 늘고 있지만 은행들이 실명 확인을 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이 실명 확인을 하는 데 표준화된 생체인증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으며 지문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제시했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18개 은행은 계좌 개설부터 예·적금 및 대출 업무에 이르기까지 비대면 실명 확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비대면 실명 확인은 신분증, 영상통화, 생체인증, 타기관 정보 활용, 개인정보 검증 등 7가지 중 3가지를 선택, 적용 중이다. 신한은행은 손바닥 정맥지도를, 우리은행은 홍채 인증 방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제각각인 본인 인증 절차는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에 완패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가 간편한 인증으로 7~8분 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면서 기존 오프라인 은행들이 검토 중인 인증 방식을 통일하고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마다 생체인증 방식이 제각각이라 표준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생체인증 시스템을 갖추면 비용도 그만큼 많이 들고 비대면 금융거래가 정착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행정안전부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지문정보를 활용한 표준 인증 모델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을 통한 지문정보로 신분 확인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행안부를 통해 신분증 진위 확인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새롭게 지문 확인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에선 지문 인증이 고유의 생체정보이기 때문에 신분증 위·변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