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향기] 도시 전체가 아틀리에…오 ! 베를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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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독일 여행 <1> 베를린
잿빛 장벽 수놓은 그래피티
예술가·스타트업 몰리는 '세계서 가장 섹시한 도시'
통일후 도시 공동화
버려진 공간을 예술가들에게 제공
갤러리 600여개 '핫한 도시'로 변신
유럽의 실리콘밸리
아트붐이 벤처붐으로
창업가 비자 늘리고 대대적 투자
다국적 창업도시로
잿빛 장벽 수놓은 그래피티
예술가·스타트업 몰리는 '세계서 가장 섹시한 도시'
통일후 도시 공동화
버려진 공간을 예술가들에게 제공
갤러리 600여개 '핫한 도시'로 변신
유럽의 실리콘밸리
아트붐이 벤처붐으로
창업가 비자 늘리고 대대적 투자
다국적 창업도시로
하지만 지도를 조금만 찬찬히 훑어보면 독일이 얼마나 매력적인 여행지인지 가늠할 수 있다. 유럽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독일은 네덜란드와 프랑스, 스위스, 체코, 덴마크 등 총 9개 나라와 국경을 마주한다. 독일의 각 지방은 서로 다른 자연환경과 문화, 건축 양식 등을 지닌다. 게다가 독일은 관광 강국이다. 총면적 35만7000㎢, 한반도의 약 1.5배의 국토를 비행기와 기차, 버스, 지하철, 유람선 등이 촘촘히 연결한다. 독일이 여행지로서 흥미진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독일의 수도 베를린, 예술 도시로 도약
실제로 만난 베를린은 비운의 잿빛 도시가 아니다. 우리에겐 여전히 낯설지만 꽤 오래전부터 베를린은 세계에서 가장 핫한 도시로 손꼽혔다. 통일 후 베를린이 새롭게 도약하게 된 것은 ‘예술’을 통해서였다. 2000년 초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베를린 시장이 ‘베를린은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면서부터다. 통일 후 베를린에는 주인 없이 버려진 공간이 많았다. 베를린시는 이를 아티스트들에게 제공했다. 뉴욕, 파리, 런던의 높은 물가를 견디지 못한 아티스트들은 드넓은 공간, 대도시로서 상상할 수 없는 저렴한 물가에 반해 베를린으로 몰려왔다. 머지않아 베를린에는 600여 개에 이르는 갤러리와 프로젝트 공간이 들어섰고 1만여 명의 예술가들이 베를린에 아틀리에를 꾸렸다. 이는 당시 뉴욕보다도 더 많은 수였다.
베를린에 훌륭한 미술관과 갤러리가 많지만 그중에서 꼭 찾아야 할 곳이 있다. 웬만한 국립 미술관 못지않은 컬렉션을 가지고 있다는 잠룽 보로스(Sammlung Boros)다. 요셉 보이스를 비롯해 볼프강 필만, 올라퍼 엘리아슨 등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걸출한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잠룽 보로스는 히틀러의 벙커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이자 베를린의 현대사를 아우르는 독특한 사연을 품고 있다. 잠룽 보로스는 2차 세계대전 당시 4000여 명을 수용하는 방공호로 지어졌다. 분단 시절 동독군의 군사 감옥으로 쓰였고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에는 베를린 최고의 하드코어 클럽으로 변신했다. 1시간 반짜리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미술 작품은 물론 벙커에 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세계가 주목하는 스타트업의 도시
“베를린은 여전히 섹시하지만 ‘가난한’ 도시는 아니에요. 새로운 슬로건이 필요하죠.” 베를린 관광청의 홍보 담당자가 말했다. 한 나라의 수도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과거 베를린의 재정 상황은 독일 16개 주 중 바닥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중위권으로 진입했다. 이 놀라운 변화는 유럽의 중심으로 떠오른 베를린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신 때문이다. 베를린은 ‘유럽의 실리콘 밸리’라는 타이틀을 노리며 전 세계의 젊은 창업가, 투자가들을 베를린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본래 유럽의 스타트업 허브로 불리는 곳은 런던이었지만, 브렉시트 이후 베를린이 차세대 스타트업의 메카가 될 거라는 전망이 솔솔 흘러나온다. 현재 베를린에는 1800~2400개의 스타트업이 활동 중으로, 전문가들은 5년 후 베를린의 스타트업 수가 런던을 제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핀테크(금융기술) 분야에 집중괘 있는 런던과는 달리 정보기술(IT)은 물론 패션, 음악, 음식, 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로 개발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에 맞춰 베를린시와 독일 연방 정부는 대대적인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또 창업가 중 외국인 비율이 43%에 달하는 만큼 외국인 창업가를 유치하기 위한 비자 및 지원 혜택도 늘리고 있다.
전쟁의 상흔에 절로 숙연해지는 베르나우어 거리. 베를린 장벽의 역사와 희생자들이 사진이 늘어서 있는 이곳에서 스타트업의 뜨거운 현장을 맞닥뜨린다. 방공호로 쓰였던 폐공장이 창업자들의 아지트로 변신한 ‘팩토리 베를린’에서다.
베를린에 스타트업이 몰려들면서 격동의 변화를 맞이한 곳이 있다. 베를린의 ‘중심’을 뜻하는 미테(Mitte)지구, 그중에서도 지상철 하케쉐 마르크트역에서 지하철 로젠탈러 플라츠에 이르는 지역이다. 이곳은 구동독 지역으로, 오래된 건물과 음침한 동독식 아파트가 뒤섞여 있던 한적한 주택가였다. 통일 후엔 값싼 렌트비 덕에 젊은 디자이너의 개성이 담긴 부티크, 갤러리, 예술 서점, 소담한 식당과 카페가 문을 열었다. 베를린이 ‘제2의 뉴욕’으로, 또 스타트업의 중심으로 거듭나면서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적인 수순을 밟았다. 비상업적인 공간이나 독립적인 로컬 상점들은 사라지고 고급 부티크, 대형 브랜드숍이 들어섰다. 그렇다고 이태원이나 가로수길과 같은 수준으로 변한 것은 아니다. 달라진 거리 또한 호응을 얻고 있다. 베를린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인 라라 베를린, 네덜란드의 아이웨어 브랜드인 에이스&테이트, 프랑스의 캐주얼 브랜드인 아페세, 명품의 빈티지 라인을 선보이는 가르멘츠 빈티지, 스페셜티 커피 스토어인 파이브 엘레펀트 등 특색 있는 매장들이 조화롭게 포진하고 있다.
다국적 문화가 담긴 식탁
베를린=글·사진 서다희 여행작가 mynextcity@naver.com
여행정보
베를린까지 직항편은 없다. 루프트한자 독일항공은 서울과 베를린을 잇는 가장 다양한 비행 스케줄을 제공한다. 프랑크푸르트 혹은 뮌헨을 경유하는데 노선에 따라 다른 항공기가 운행되는 것을 참고할 것. 좀 더 넓고 쾌적한 공간을 원한다면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기인 A380을 운행하는 프랑크푸르트 경유편을 선택한다. 일반 이코노미 좌석에 비해 50% 넓고 등받이가 130도까지 넘어가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하면 더욱 편안한 비행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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