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관계부처 대책 검토"…韓 "221개 군시설중 3개만 방어망"

북한이 지난 3일 6차 핵실험 후 언급한 전자기펄스(EMP) 공격에 대해 미국은 상당히 대비한 상태지만 한국과 일본의 대응은 뒤떨어져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7일 전했다.

EMP 공격은 전기·전자 기기를 망가뜨릴 수 있을 정도로 매우 강한 전자기파를 발생시켜 기기나 인프라를 파괴하는 것이다.
북한 'EMP공격' 위협에 한·일 '속수무책'… 미국은 '대비 끝'
특히 수백 km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뜨릴 경우 즉각적 인명 피해는 없지만 순간적으로 엄청난 강도의 전자기파가 발생해 넓은 지역에 전자기기 파괴, 정전, 통신 두절 등 피해가 일어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실제 EMP 공격이 실행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정부 전체적으로 필요한 대책을 검토하려 한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구체적으로는 내각관방의 사태대책실을 중심으로 방위성, 경제산업성, 국토교통성 등 중요 인프라시설을 담당하는 성청(省廳·부처)이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EMP 공격 등이 발생할 경우 주요 거점 시설에 대한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인프라 피해방지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현 시점에서 정부가 EMP와 관련해 체계적으로 마련한 대책은 없다"고 말했다.

쓰치모토 히테키(土本英樹) 방위대신 관방심의관은 자위대의 대책에 대해 지난 5월 10일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지휘 중추시설 지하화, 항공자위대의 통신망 다중화, 장비품 방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위성 관계자는 "EMP 공격을 막으려면 핵폭탄 폭발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폭발 후 전자기 펄스 침입을 막으려면 쇳덩어리로 둘러싸인 시설 안에서 자가발전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군 시설이나 인프라에 대한 EMP의 공격을 제대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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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한국 국방장관도 지난 4일 국회에서 "합참 등 군 주요 지휘부에는 전자파 차폐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대대나 사단까지는 (이런 설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국군 221개 시설 가운데 EMP 방어 능력을 갖춘 것은 3곳(2012년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100㎞ 상공에서 TNT 환산 100kt의 핵폭탄이 폭발하면 청와대와 국방부, 주한미군사령부뿐 아니라 계룡시에 있는 육해공군 본부 지휘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전자기기가 파괴되면 전투기와 전차 등이 위치파악 능력을 상실해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적과 아군 구별도 못 하게 되며 레이더도 파괴돼 미사일 요격도 어렵게 된다.

(취재 보조 : 데라사키 유카 통신원)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김정선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