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뎅기열·콜레라 유행중…국내선 SFTS·쓰쓰가무시 조심
이달까지 메카 순례자 메르스 점검, 내년엔 노인결핵검진 강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추석 황금연휴 감염병 유입 우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5일 역대 최장의 추석 연휴에 해외여행객과 성묘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콜레라 등 감염병 예방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5일 중구 한 음식점에서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10월 초 국내외 인구 이동이 늘어나면 감염병 유입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며 "여행자가 현지에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9월에 충분히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국인들의 동남아시아 방문이 많아 현재 뎅기열 등 우기에 유행하는 감염병이 늘어나고 있고, 이질과 콜레라 등도 여전히 유행 중이라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추석연휴 걱정되는 질병을 꼽아 달라는 요청에 "명절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비브리오 감염병,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설사병 발생 우려가 있고, 성묘객이 많아지면 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쓰쓰가무시증 감염 걱정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에따라 24시간 긴급상황실과 즉각대응팀, 콜센터(1339), 검역소 등을 비상근무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연휴 전까지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국내 유입 가능성에 대해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메카 성지순례(하지) 참여를 위해 국내에서 사우디대사관을 통해서 비자를 받은 사람은 450명으로 대부분 장기 체류 외국인"이라며 "출국 전 예방 홍보물을 전달하고 귀국자에 대해 일대일 검역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는 성지순례와 관련된 감염 보고가 없지만, 참가자들의 귀국 후 증상을 살피는 등 이달까지는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일상에서 발생하는 감염병 가운데 사회적 부담이 가장 큰 질병으로 '결핵'을 지목하고, "내년에는 결핵 노인층 결핵검진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결핵검진 사업으로 청년층에서는 결핵이 감소했지만 노인층은 고령화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환자가 줄지 않고 있다"며 "발병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검진을 늘리기 위해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의 역할과 숙제와 관련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질병을 관리해야 하는 전문조직으로 역학조사 능력 향상이 가장 큰 과제이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신속하게 정보를 드리는 소통능력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질병관리본부장이 노란색 민방위 점퍼를 입고 대중 앞에 나서는 일은 재난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질병관리본부에서 내부승진한 첫 여성 본부장이다.

서울대 의학과를 졸업한 의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오가며 전염병과 질병 정책·예방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