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까지 공동 43위였다가 최종일 대반격 "제 점수는 85점"
프로 데뷔전서 톱10 진입 최혜진, 첫 상금은 4000여만원
프로 데뷔전을 치른 최혜진(18)이 마지막 날 대반격에 나서면서 공동 43위에서 5위 안팎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최혜진은 3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6천6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의 성적을 낸 최혜진은 오후 3시 30분 현재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김인경(29)과 함께 공동 5위를 달리고 있다.

다른 선수들의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확정되지만 현재로서는 10위권 안에 진입할 것이 유력하다.

이날 7언더파는 4라운드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이다.

7월 US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최혜진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 골프팬들을 놀라게 했고 올해 KLPGA 투어에서도 아마추어 신분으로 2승을 거두는 등 '프로 잡는 아마'로 명성을 날렸다.

지난달 24일 프로로 전향한 뒤 처음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중위권에 머물렀던 최혜진은 이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며 팬들에게 '역시 최혜진'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최혜진은 "3라운드까지 특히 퍼트가 잘 안 됐는데 오늘은 퍼트가 잘 되면서 샷도 덩달아 리듬을 탔다"며 "전체적으로 잘 풀린 하루였다"고 자평했다.

그는 "어려운 코스에서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다른 선수들은 세이브 능력이 뛰어났지만 저는 그런 것이 부족했다"며 "공격적인 스타일은 계속 유지하려고 했는데 어제까지 샷이 생각만큼 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최종 라운드도 안개 때문에 출발 시간이 40분 정도 지연된 것이 최혜진에게는 행운으로 작용했다.

3라운드까지 공동 43위에 머물렀던 최혜진은 "어제까지는 뭔가 잘 안 풀리더라도 '이렇게 하면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야 했는데 그런 확신이 없었다"고 돌아보며 "오늘 아침에 시간 여유가 생겨서 퍼트 연습을 할 수 있었는데 그때 퍼트에 대한 대책을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홀인 10번 홀(파4)부터 이글을 잡은 최혜진은 "그 홀은 드라이브샷이 잘 맞으면 한 번에 공을 그린에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나흘 내내 그렇게 시도했다"며 "오늘은 티샷이 약간 짧아 핀 앞쪽 벙커 바로 왼쪽 페어웨이에 놓였는데 칩샷이 들어가서 이글이 됐다"고 즐거워했다.
프로 데뷔전서 톱10 진입 최혜진, 첫 상금은 4000여만원
1라운드를 마친 뒤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 "70점에서 80점"이라고 평가했던 그는 "오늘만 놓고 보면 만점도 줄 수 있다"며 "그런데 앞서 3라운드까지가 아쉬웠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85점 정도"라고 점수를 매겼다.

프로로 첫 대회를 치른 소감을 묻자 최혜진은 "훈련이나 스케줄 관리가 아마추어 때보다 체계적이 됐다"고 답하면서도 "그래도 플레이 자체는 아마추어 때가 더 편한 면도 있다"고 벌써 '예전'이 된 아마추어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그는 "샷에서 실수가 나왔을 때 아쉬워하기보다 거기서 최대한 세이브하고 남은 홀을 최선을 다해 만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쉬워하며 생각하는 것은 그날 경기가 끝난 다음에 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공동 5위로 순위가 이대로 굳어지면 최혜진이 이번 대회에서 받을 프로 데뷔 첫 상금은 4천550만원이 된다.

최혜진은 "이번 대회 상금이 얼마인지 아직 모르고, 상금을 받는 것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돈을 벌어서 무엇을 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며 "부모님과 오빠 선물도 일단 내일부터 생각을 해봐야겠다"고 웃어 보였다.

프랑스에서 14일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하기 위해 8일 출국하는 최혜진은 "처음 출전하는 대회기 때문에 잘 되면 10위 안에 드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번 시즌 남은 프로 대회 목표에 대해 "꾸준히 스코어를 유지하면서 제 플레이를 가다듬는 것을 우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춘천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