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경고에도 이통사 리베이트 공세 사라지지 않아
알뜰폰업계, 가입자 이탈 우려 속 실태조사 의뢰

방송통신위원회의 잇따른 경고에도 대형 이동통신사들이 알뜰폰 가입자 빼앗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수도권 이통사 대리점은 유통망에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최고 50만원이 넘는 고액의 리베이트(판매 장려금)를 주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20만∼30만원대 보급형 모델을 사는 고령 가입자를 유치할 경우 신규 가입의 경우 53만원, 번호이동은 최고 51만원의 리베이트를 책정했다.

알뜰폰 주 고객층이 고령임을 고려해 1967년 이전 출생자로 한정한 점이 눈에 띈다.

알뜰폰 가입자를 노린 이통사의 타깃 마케팅은 올해 들어 본격화했다.

알뜰폰 가입자들이 선호하는 보급형 단말에 고액의 리베이트를 얻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알뜰폰에서 넘어오는 고객에게 리베이트 5만∼13만원을 추가로 지급했고, 7월에는 KT까지 가세했다.

2대 통신사가 알뜰폰 가입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7월 처음으로 알뜰폰으로 이통사로의 고객 유출 현상이 나타났다.

7월 한 달 동안 알뜰폰에서 이통사로 넘어간 고객은 이통사에서 옮겨온 고객보다 3천857명 많았다.

이후 방통위가 해당 업체들에 구두와 서면으로 경고하면서 리베이트 경쟁이 사그라지는 듯했지만, 최근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갤럭시노트8과 V30 등 프리미엄폰 출시와 25% 요금할인 시행을 앞두고 대기수요가 늘면서 돌파구로 알뜰폰 가입자를 노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더욱이 이효성 방통위원장이 지난 18일 이통사의 알뜰폰 가입자 빼앗기를 경고한 후에도 보란 듯이 고액 리베이트가 다시 등장해 향후 정책의 실효성에 의구심을 들게 한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는 이통사의 차별적 리베이트 지급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실태 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평균 ARPU(가입자당매출)이 높지 않은 고령층 및 LTE 폴더 단말에 집중한 고액 리베이트 집행은 3G 폴더폰과 고령층 가입자 비중이 높은 알뜰폰 가입자를 겨냥한 것"이라며 "이통사의 차별적 리베이트 정책으로 가입자 이탈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