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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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있던 금융권의 인사 시계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사장 모집 공고를 낸 한국거래소를 필두로 이르면 내달 금융감독원,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기관의 수장들이 대거 물갈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짙다. 떠도는 내정설에 대내외 진통이 이는 가운데 금융권 인사태풍이 대대적인 개혁바람으로 이어질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새 이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후보자 공개 모집을 다음 달 4일까지 진행한다. 같은 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내달 중으로 이사장 선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금융권 인사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인선 이후 한달 넘게 멈춰있었지만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사의 표명을 신호탄으로 급물살을 예고했다. 정찬우 이사장은 임기가 2년 이상 남아있었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소신을 밝히며 지난 17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이후 시장에는 차기 금융감독원장의 내정설이 전해졌다. 진웅섭 원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 두 달여 남은 상황. 연임보다는 교체에 무게가 실린다.

금감원장 내정설에 휩싸인 인물은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다. 김조원 전 총장은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노무현 정부시절 대통령 비서실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냈다. 2008년 감사원 사무총장을 끝으로 공직에서 물러났고, 지난 대선에는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 합류해 퇴직 관료 출신 그룹을 이끌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새 정부가 차기 금감원장으로 김조원 전 총장을 내정해 최종 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들었다"며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찍이 금융권 인사는 친박(親朴)계에서 참여정부 출신 인사로 대거 교체될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과거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청산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보은 인사가 지속되리란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김조원 전 총장의 금감원장 내정설은 금감원 내부는 물론 정재계의 진통을 낳고 있다. 비(非)경제 관료 출신으로 금융경력이 전무하다는 점이 반발 요인으로 꼽힌다.

전날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김조원 전 총장은 관치금융 청산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융개혁 과제를 맡을 전문가가 아니다"라며 "관치금융은 금융을 정치적 목적이나 사익추구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금융감독을 훼손하고 국민경제에 비용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 외에도 금융공공기관 수장 인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장,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가 공석이며, 오는 10월이면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임기도 만료된다.

KDB산업은행도 수장 교체론이 흘러 나온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꼽히고 있는데다 남은 임기도 6개월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국정감사가 끝나는 10월 중에 금융권 인사가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적폐 청산을 기대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져온 보은 인사가 다시 되풀이 되진 않을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