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베트남 대표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일 베트남 선물 시장이 열리면서 유동성공급자(LP)를 맡고 있는 자산운용사들의 헤지가 쉬워지고 호가 산정이 수월해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투자자가 ETF를 매도하면 LP인 자산운용사는 이를 사줘야 한다. 하지만 LP는 가격 방향에 대해 항상 중립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반대 매매를 통해 헤지해야 한다. 활성화된 선물 시장이 있으면 이런 헤지를 수월하게 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장은 아니지만 선물 시장이 활성화되면 베트남 ETF를 내놓겠다는 계획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증시에 상장된 베트남 ETF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베트남VN30(합성)’ 하나뿐이다. 지난해 상장된 이 상품은 베트남 호찌민거래소 대표지수인 VN30 지수를 추종하고 있으며 스와프 방식을 이용해 헤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베트남 선물 시장 도입에 따라 기존 ETF 상품 외에 레버리지 ETF 상품을 내놓겠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KB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 대다수 자산운용사는 베트남 ETF 출시에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미 상장된 베트남 ETF의 인기가 시들한 데다 베트남 선물 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올해 KINDEX 베트남VN30(합성)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3만8000주 수준에 불과하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팀장은 “선물 시장을 활용한 헤지를 원활하게 하려면 시장 활성화가 선행돼야 한다”며 “아직은 베트남 ETF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의 경제적·정책적 불안정성도 개별 국가 ETF 출시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베트남 정부는 선물 시장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개방하기로 했다가 보류하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전략팀장은 “신흥국 개별 시장은 아직 불확실성이 높아 MSCI 신흥국 지수 등 여러 국가를 묶은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