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스위스 마을… 추가 산사태로 실종자 수색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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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자 8명, 결국 생환 못해…"온난화로 인한 동토층 해빙이 산사태 부른 듯"
초대형 산사태가 덮친 스위스 남동부 산간 마을에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해 진행 중이던 실종자 수색 작업이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강제 종료됐다.
이탈리아와 접경한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본다스카 계곡의 본도 마을 일대에 25일 저녁 늦게 또 산사태로 인한 돌덩이, 진흙더미가 밀려들었다. 현지 경찰은 추가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으나 첫 산사태 당시 실종된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국적의 등반객 8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고 26일 밝혔다.
또, 전날 대피령 해제 직후 마을로 돌아갔던 일부 주민들도 다시 황급히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수색 중단을 발표한 지 몇 시간 후, 추가 산사태 우려 속에 구조대의 안전 문제와 현실적으로 희박한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해 결국 수색 작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종자 8명은 사망자로 전환된다.
수색 작업을 지휘한 안드레아 미트너 경관은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 했으나 아무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본다스카 계곡 일대에서는 지난 23일, 해발 3천300m가 넘는 인근 봉우리에서 400만㎡에 달하는 바윗덩이와 토사가 흘러내려 가옥과 축사 수 십 채가 파손되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전문가들은 산사태가 시속 250㎞의 속도로 닥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규모 3.0의 지진에 버금갈 만큼의 강도로 측정된 초대형 자연재해 이후 이 일대에서 등반에 나선 8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자 스위스 당국은 120명의 인력과 열감지 장치, 휴대전화 신호 탐색기, 탐지견 등을 동원, 이들이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 약 5㎢에 달하는 구역을 집중 수색해 왔다. 하지만, 계곡 곳곳에 최대 15층의 건물 높이에 해당하는 흙더미가 쌓인 데다, 추가 산사태로 인해 수색 작업에 동원된 일부 중장비까지 매몰된 탓에 결국 구조대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첫 산사태 이후 벌써 만 나흘의 시간이 경과돼 실종자들의 생존 희망도 사실상 사라졌다는 관측이다.
한편, 스위스 정부가 이번 산사태의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기후 변화로 인한 빙하와 동토층 해빙이 산사태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위스연방 산림·눈·경관(WSL) 연구소의 마르시아 필립스 연구원은 "동토층의 해빙이 산사태에 영향을 미친 여러 요인 중의 하나"라며 "이번과 같은 대규모의 산사태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좀 더 작은 규모의 산사태가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필립스 연구원은 "영하 1.5도 이하에서 동토층은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며 "빙하와 동토층이 이보다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암석과 얼음 사이의 결합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서의 평균 기온은 1864년 정부의 공식 관측이 시작된 이래 섭씨 2도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1806년에도 취리히 남부 골다우 마을에 대규모 산사태가 닥쳐 457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
초대형 산사태가 덮친 스위스 남동부 산간 마을에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해 진행 중이던 실종자 수색 작업이 결국 아무런 소득 없이 강제 종료됐다.
이탈리아와 접경한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일부인 본다스카 계곡의 본도 마을 일대에 25일 저녁 늦게 또 산사태로 인한 돌덩이, 진흙더미가 밀려들었다. 현지 경찰은 추가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으나 첫 산사태 당시 실종된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 국적의 등반객 8명에 대한 수색 작업이 중단됐다고 26일 밝혔다.
또, 전날 대피령 해제 직후 마을로 돌아갔던 일부 주민들도 다시 황급히 철수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수색 중단을 발표한 지 몇 시간 후, 추가 산사태 우려 속에 구조대의 안전 문제와 현실적으로 희박한 실종자들의 생존 가능성을 고려해 결국 수색 작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실종자 8명은 사망자로 전환된다.
수색 작업을 지휘한 안드레아 미트너 경관은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다 했으나 아무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고 침통하게 말했다.
본다스카 계곡 일대에서는 지난 23일, 해발 3천300m가 넘는 인근 봉우리에서 400만㎡에 달하는 바윗덩이와 토사가 흘러내려 가옥과 축사 수 십 채가 파손되고,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다.
전문가들은 산사태가 시속 250㎞의 속도로 닥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규모 3.0의 지진에 버금갈 만큼의 강도로 측정된 초대형 자연재해 이후 이 일대에서 등반에 나선 8명의 행방이 확인되지 않자 스위스 당국은 120명의 인력과 열감지 장치, 휴대전화 신호 탐색기, 탐지견 등을 동원, 이들이 머문 것으로 추정되는 약 5㎢에 달하는 구역을 집중 수색해 왔다. 하지만, 계곡 곳곳에 최대 15층의 건물 높이에 해당하는 흙더미가 쌓인 데다, 추가 산사태로 인해 수색 작업에 동원된 일부 중장비까지 매몰된 탓에 결국 구조대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첫 산사태 이후 벌써 만 나흘의 시간이 경과돼 실종자들의 생존 희망도 사실상 사라졌다는 관측이다.
한편, 스위스 정부가 이번 산사태의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기후 변화로 인한 빙하와 동토층 해빙이 산사태 위험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스위스연방 산림·눈·경관(WSL) 연구소의 마르시아 필립스 연구원은 "동토층의 해빙이 산사태에 영향을 미친 여러 요인 중의 하나"라며 "이번과 같은 대규모의 산사태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좀 더 작은 규모의 산사태가 더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필립스 연구원은 "영하 1.5도 이하에서 동토층은 안정 상태를 유지한다"며 "빙하와 동토층이 이보다 더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암석과 얼음 사이의 결합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위스에서의 평균 기온은 1864년 정부의 공식 관측이 시작된 이래 섭씨 2도가량 상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1806년에도 취리히 남부 골다우 마을에 대규모 산사태가 닥쳐 457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