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팀, 9개월간 30명 기소… 1심 대부분 유죄 마무리

특검팀 30여명 공소유지…1심 판단 끝난 28명 중 16명 구치소 수감

지난해 11월 30일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불린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할 특별검사로 임명된 이후 진행해온 약 9개월간의 대장정이 종료를 앞두고 있다.

박영수 특검팀은 올해 2월 28일 수사를 종료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 30명을 재판에 넘겼다.

파견검사 20명을 포함해 100여명에 이르는 '메머드급' 규모로 출발했던 특검팀은 현재 파견검사 10명을 포함한 30여명이 남아 공소유지에 매달리고 있다.

이 부회장을 비롯해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5명에 대한 법원의 판단까지 25일 나오면서 특검팀이 재판에 넘긴 인사들의 1심이 사실상 모두 마무리됐다.

이 가운데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먼저 재판에 넘긴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제외한 28명이 사법부의 판단을 받았다.

최씨는 삼성 측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안 전 수석도 사실상 심리가 끝났지만, 공범인 박 전 대통령의 심리가 끝나지 않아 심리 종료 선언을 미뤄둔 상태다.

가장 먼저 유무죄 판단이 내려진 대상은 '비선 진료' 관련 인사들이다.

법원은 5월 김영재 원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부인 박채윤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 자문의였던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은 1천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국회 위증 혐의로 기소된 정기양 세브란스병원 교수는 징역 1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고, 이임순 순천향대병원 교수는 징영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6월 초에는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국민연금공단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나란히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최씨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비리와 관련한 9명도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6월 23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최씨에게 내려진 첫 법원 판단이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과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은 각각 징역 2년,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징역 1년 6개월을 받았다.

류철균 교수와 이인성 교수는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원준 교수는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경옥 교수와 하정희 순천향대 교수에겐 벌금형이 선고됐다.

'비선 진료'를 묵인한 혐의로 기소된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도 같은 달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인사 7명도 지난달 말 1심 판단을 받았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징역 3년,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조 전 장관의 경우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혐의는 무죄로, 국회 위증 혐의는 유죄로 판단을 받았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은 징역 2년, 정관주 전 1차관과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은 각각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현직 임원 5명도 전원 유죄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이 부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에겐 각 징역 4년,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최 전 실장과 장 전 차장까지 법정 구속돼 특검팀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긴 인사들 가운데 6명이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되는 결과가 나왔다.

이로써 1심 판단이 끝난 28명 중 구치소에 수감된 인사는 16명이 됐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나거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는 모두 12명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bo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