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저렴한 생산비를 쫓아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긴 일본 제조업체들의 본국 회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등의 임금 인상이 가파른 데다 아베 신조 정부가 법인세 인하, 규제 개혁, 엔화 약세 정책 등으로 일본 내 기업활동 환경을 과감하게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기·전자제품과 생필품 해외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유턴하는 기업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24일 보도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해외법인이 일본에 제품을 출하하는 ‘역수입’ 매출이 올 1분기(1∼3월) 2조5926억엔(약 26조9000억원)에 그쳤다. 최대치에 달했던 2015년 3분기(7∼9월) 대비 13% 줄었다. 중국에서 역수입한 규모는 1조915억엔으로 1년 반 전보다 18% 감소했다. 일본에 유통되는 소비재 중 수입품 비율을 나타내는 ‘수입 의존도’(지난 6월)도 절정기인 2016년 3월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JVC켄우드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에 있는 자동차 내비게이션 공장 일부를 2015년 말 나가노현 이나시로 옮겼다. 캐논은 일본 생산비중을 56%에서 60%로 높일 계획이다. 카메라를 생산하는 오이타공장 라인을 자동화해 일본 내 생산비중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저가 생활용품 판매점 체인 ‘100엔숍’을 운영하는 다이소산업은 “잡화제품을 거의 해외에서 생산해왔지만 앞으로는 국내 생산을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아이리스오야마는 약 100억엔을 들여 이바라키현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공장을 새로 가동하기로 했다. 카시오도 야마가타현에 명품 시계 공장을 신설한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에서 일반 근로자의 월급은 최근 5년간 20∼30% 올랐다. 중국의 1인당 임금은 절대액수로는 일본보다 낮지만 생산성을 고려한 단위노동비용에선 30%가량 높다는 분석도 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노조가 내년 최저임금(월 기준)을 1.5배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