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후발주자 에어비앤비는 달랐다… '여행의 특별한 체험'을 선사했기에
‘가난한 세 청년은 어떻게 산업을 파괴했는가.’ 2007년 창업한 에어비앤비의 시장 가치가 2017년 초 300억달러를 넘어섰다.

미국 경제월간지 포천의 부편집장 레이 갤러거가 쓴 《에어비앤비 스토리》는 이 대단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 사람들의 성공과 그 이후 이야기를 담았다. 풍부한 취재 경험이 어우러진 이 책은 단순히 기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넘어 경제 전문 기자로서의 평가를 조합한 책이다.

디지털 혁명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 상황에서 에어비앤비의 성공 스토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주는 데 손색이 없다.

에어비앤비 창업자(브라이언 체스키, 조 게비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가 우연히 기회를 잡은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산업디자인협회 콘퍼런스에서 아파트 방을 임대하는 사업 구상에서 출발한다. 비용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의도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그들이 시장에 뛰어들 당시만 하더라도 집이나 공간을 대여하는 온라인 서비스 기업인 홈어웨이, 카우치서핑, 베드앤드브랙퍼스트 등이 영업 중이었다. 어떻게 후발 주자로 출발해서 압도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저자는 세 가지 중요한 이유를 든다. 하나는 불황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으로 돈을 벌거나 좀 더 저렴하게 여행하는 방법을 제시한 점이다. 다른 하나는 기존 호텔업계와는 달리 특별하고 색다른 경험을 여행자에게 제공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용객으로 하여금 ‘현지인’ 간접 체험을 하도록 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풍부한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는 큰 욕구를 충족시키는 시도였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들의 시도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그들이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많은 사람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반응이었다.

적극적으로 옹호한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창업자 체스키의 할아버지였다. 그는 손자의 사업 아이디어를 들은 다음에 “아, 맞아! 그게 우리가 여행하던 방식이지”라고 답했다. 호텔 체인이 변모시킨 여행의 모습이 과거의 것을 가려버렸음을 알 수 있다. 호텔 체인이 등장하기 이전에 여행객들이 집에 숙박하는 일은 익숙한 일이었다.

이 책은 ‘좌충우돌의 시절’ ‘위대한 기업의 탄생’ ‘문화를 창조하는 법’ ‘예상치 못한 최악의 위기’ ‘파괴와 혁신의 역사’ ‘리더로 성장하는 길’ ‘에어비앤비가 꿈꾸는 미래’ 등 7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처음에는 의구심을 품다가 지분 참여로 큰 부를 움켜쥔 투자자 리드 호프만은 말한다. “그들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대담함과 당돌함에 주목했다. 이것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창업자에게 최우선으로 요구되는 소양이다.”

10년 만에 세계 최대 호텔체인보다 더 큰 숙박 공급자로 떠오른 젊은이들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참 대단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확신을 더해 주는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