랴오닝성 당서기 지낸 리커창과 공청단 견제 의도라는 분석도 제기

중국의 경제통계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동북부 랴오닝(遼寧)성의 상반기(1~6월) 명목 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20%나 급감했다.

이례적이라고 할 만큼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진 것은 경제통계 부풀리기와 날조를 경고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에 따라 랴오닝성 외에 다른 성에서도 앞으로 비슷한 통계 "수정"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전했다.

랴오닝성의 상반기 명목 GDP는 1조297억 위안(약 175조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마이너스 19.6%였다.

반면 실질성장률은 플러스 2.2%, 상반기 소비자 물가와 도매물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명목성장률은 실질을 웃돌아야 하는게 정상이다.

랴오닝성의 2인자인 천추파(陳求發) 성장은 지난 1월 성내의 시와 현(縣)들이 2011~2014년 재정수지를 부풀렸다고 시인했다.

천 성장은 개별 통계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복수의 지표가 부풀려졌던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랴오닝성 분과회의에 출석, "공명정대한 수치야 말로 보기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개별 성의 분과회의에서 통계에 대해 언급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랴오닝성은 이전에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인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당서기를 지낸 곳이다.

시 주석이 공산당 지도부 교체인사가 이뤄지는 가을 당대회를 앞두고 통계문제를 들어 공청단을 견제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랴오닝성의 경우 이미 발표한 명목GDP를 소급해 적용하면 부풀린 통계는 재정수지만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과거의 명목GDP를 건드리지 않고 상반기 수치만을 실제에 맞추다보니 "마이너스 20%"가 된 것으로 보인다.

"랴오닝성은 대충 GDP를 20% 정도 부풀려 왔다"는게 중국 외교 관계자의 전언이다.

랴오닝성에서는 전부터 통계가 조작되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주력인 중공업이 부진한데도 성 당국이 발표하는 실질 성장률은 플러스를 유지해왔다.

2016년 1~3월에 처음으로 마이너스가 됐지만 현지 기업경영자는 "과거의 날조를 약간 수정한 것일뿐 경영실태는 전에도 나빴다"고 말했다.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는 6월에 지린(吉林)성과 내몽골자치구에서도 "통계 날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복수의 성 등이 통계조작사실을 시인할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통계조작' 일갈에 랴오닝성, 명목GDP 20% 감소로 '수정'
중국 국무원은 8월부터 통계부풀리기와 날조를 엄벌하는 통계법 실시조례를 시행한다.

다만 지방 정부 간부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GDP와 세수가 중심이어서 당이 제시하는 높은 성장목표가 통계조작을 유혹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구조문제에 손을 대지 않는 한 중국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는 어렵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