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소매업체들이 IBM과 손잡고 식품 이력을 추적하는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나섰다. 정보기술(IT)부터 온라인 소매업, 식품사업까지 품은 ‘공룡’ 아마존과의 경쟁을 염두에 둔 ‘연대’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외신에 따르면 유니레버 타이슨푸드 크로거 돌푸드 맥코믹앤드컴퍼니 골든스테이트푸드 등 8개 식품·소매회사는 이날 IBM의 블록체인 서비스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을 토대로 등장한 블록체인 기술은 네트워크에 흩어져 있는 컴퓨터에 데이터 기록을 공유·보관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종의 공공거래장부다.

이 같은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대량 생산·유통되는 식품을 빠르게 추적해 잠재적인 식품 안전 위험을 손쉽게 감지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10월부터 IBM과 작업해온 월마트는 시험판 블록체인을 사용한 결과, 7일이 걸리던 망고 추적이 2.2초 만에 끝났다고 밝혔다.

브리지드 맥더모트 IBM 블록체인사업부 부대표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식품이력추적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전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IBM은 올초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을 발표한 뒤 유럽 은행권 등과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초기 단계라 실제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소매업계 간 경쟁이 심한 탓에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경험이 적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하워드 포풀라 크로거 식품안전담당 대표는 “식품 안전 문제는 업계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회이지 경쟁의 영역이 아니다”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