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Getty Images Bank
덴티움과 ING생명보험 등 기업공개(IPO) 때 큰 관심을 끌지 못하다가 상장 후 ‘뒷심’을 발휘하는 종목들이 이목을 끌고 있다. 일시적인 회계처리 논란이나 비인기 업종에 속해 있다는 이유로 싼 공모가를 확정했으나 장기 기업가치 훼손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친숙하지 않은 업종으로 외면받았던 창업투자회사도 상장 후 주가가 두세 배 오르며 중장기 안목으로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큰 수익을 안기고 있다.

“저평가 매력에 꾸준히 상승”

치과용 임플란트 제조기업인 덴티움 주가는 지난주(18일 기준) 5만9300원으로 공모가인 3만2000원 대비 85.3% 상승했다. 상장 첫달인 지난 3월 3만원대에 머물다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해 6월 4만원대, 지난달 중반부터는 5만원대에 안착했다. 국내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2위인 기업가치에 비해 저렴한 공모가가 조명을 받은 결과다.

덴티움은 실적을 고의로 부풀렸다는 경쟁사 투서로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단계부터 시련을 겪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2월 말 경고 수준에 그치는 ‘과실 4단계’ 조치를 확정하며 상장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이 결정이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 기간 마지막날 오후에 나온 탓에 공모가를 희망가격보다 할인했다.

5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ING생명도 공모가(3만3000원)보다 29.4% 높은 4만2700원으로 지난주 장을 마쳤다. 이달 16일엔 4만4000원까지 오르며 상장 후 최고가를 나타냈다. 높은 배당성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에 매력을 느낀 외국인의 매수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ING생명은 3.97 대 1이라는 저조한 수요예측 경쟁률로 공모가를 희망 범위(3만1500~4만원) 중간값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확정했다. 일반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청약에선 수요를 채우는 데 실패했다. 과거 상장한 생명보험사의 주가가 좋지 않았다는 ‘학습효과’ 때문에 기관 및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PEF)가 100%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첫 상장 사례이자 PEF의 보유지분 일부를 함께 공모하는 구조로 공모가 고평가 우려도 존재했다.

파스(첩부제) 제조기업인 신신제약도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하면서 공모가를 희망 범위(5900~6700원)보다 크게 낮은 4500원으로 결정했으나 2월 말 상장 이후 한 달 만에 공모가의 두 배를 웃도는 1만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다. 지난주 종가는 7180원이다.
 [기업 재무] 날개 단 '미운오리새끼'… 새내기주 강한 뒷심
“인기 종목보다 큰 수익”

친숙하지 않은 업종 탓에 공모주 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가 상장 후 인기 공모주를 뛰어넘는 수익을 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창업투자회사로서 16년만에 상장한 DSC인베스트먼트와 TS인베스트먼트가 대표적이다. TS인베스트먼트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30.87 대 1에 그쳐 희망가 범위(1450~1550원)보다 낮은 13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도 2.02 대 1에 그쳤다. DSC인베스트먼트 역시 희망 범위(2500~2800원)에 못 미치는 1700원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 그러나 TS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2월15일 상장한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주엔 공모가의 2.7배 수준인 3475원으로 마감했다. DSC인베스트먼트도 공모가의 세 배 수준인 5000원대 주가를 나타냈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주가는 상장 후 결국 기업가치에 수렴하기 마련”이라며 “수요예측이나 청약 당시 일시적인 악재로 공모가가 싸게 책정된 경우 오히려 인기 공모주보다 중장기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