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충격'… 세계최대 컨테이너선 수주 中에 뺏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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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200TEU급 9척 최대 1조6천억원…수주실적 1위 중국과 격차 커질듯
최악의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최대규모 컨테이너선 건조 일감까지 중국에 빼앗기며 큰 '충격'에 빠졌다.
최대 1조6천억원이 넘는 수주 금액 자체도 아깝지만, 저가 선박뿐 아니라 벙커씨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연료'(dual-fuel) 시스템을 갖춘 초대형·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경쟁에서조차 중국에 완패했다는 사실을 업계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한국 조선 '빅3' 가격 경쟁력 열세로 '고배'
20일 해외 조선해운 분야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와 이베스트투자 등에 따르면 2만2천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한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 'CMA CGM'은 최근 중국 조선소 2곳과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만약 '이중 연료' 옵션까지 채택되면 중국 '후동 중화(Hudong Zhounghua)' 조선이 최대 5척을, 나머지를 '상하이와이가오차오' 조선이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척당 선박 가격은 최대 1억6천만달러(약 1천825억원)로, 9척의 수주 총액은 무려 14억4천만달러, 약 1조6천4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대형 조선 3사가 모두 참여했고, 현대중공업이 막판까지 중국 조선사들과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일감은 중국 조선사들에 돌아갔다.
이베스트투자는 '패배'의 원인으로 선박 가격(선가) 경쟁력을 꼽았다.
이베스트투자는 "'이중 연료' 시스템 채택으로 (이번 수주의) 기본 선가는 (척당) 최대 1억6천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국내 빅3 업체들의 선가는 1년 전 기준으로 이중 연료 장착 시 1억7천500만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중국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 발주사 CMA CGM의 중국 국영 해운사 COSCO(중국원양운수)와 '해운 동맹' 관계(오션얼라이언스)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 시장까지 中으로…업계 '탄식'
업계가 이번 수주 실패로 술렁이는 것은 몇 가지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우선 2천2천TEU급이 역대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것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건조한 2만1천413TEU급(선박명 'OOCL 홍콩')이었다.
또 중국 조선소들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중국 선사뿐 아니라 해외 선사들까지 인정했다는 사실도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는 긴장되는 대목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앞서 2015년 2만TEU급 선박을 11척 수주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2만2천TEU급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2015년 당시에는 중국 국영 업체 COSCO가 발주한 물량을 받은 것이고, 이번에는 프랑스 선사 발주를 따낸 것인 만큼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중 연료' 시스템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신생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대어'를 놓쳤다는 점도 뼈 아픈 부분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IR(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이번 수주에 자신감까지 내비쳤기 때문에 유무형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짐작된다.
1조6천억원이 넘는 일감을 중국에 빼앗기면서, 중국과의 수주 실적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한국 조선사들은 모두 28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79척)의 일감을 따냈지만 중국(290만CGT·133척)에 뒤져 2위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최악의 '일감 부족'에 허덕이는 한국 조선업계가 세계 최대규모 컨테이너선 건조 일감까지 중국에 빼앗기며 큰 '충격'에 빠졌다.
최대 1조6천억원이 넘는 수주 금액 자체도 아깝지만, 저가 선박뿐 아니라 벙커씨유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 연료'(dual-fuel) 시스템을 갖춘 초대형·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경쟁에서조차 중국에 완패했다는 사실을 업계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 한국 조선 '빅3' 가격 경쟁력 열세로 '고배'
20일 해외 조선해운 분야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와 이베스트투자 등에 따르면 2만2천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9척을 발주한 프랑스 컨테이너 선사 'CMA CGM'은 최근 중국 조선소 2곳과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만약 '이중 연료' 옵션까지 채택되면 중국 '후동 중화(Hudong Zhounghua)' 조선이 최대 5척을, 나머지를 '상하이와이가오차오' 조선이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척당 선박 가격은 최대 1억6천만달러(약 1천825억원)로, 9척의 수주 총액은 무려 14억4천만달러, 약 1조6천4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대형 조선 3사가 모두 참여했고, 현대중공업이 막판까지 중국 조선사들과 경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일감은 중국 조선사들에 돌아갔다.
이베스트투자는 '패배'의 원인으로 선박 가격(선가) 경쟁력을 꼽았다.
이베스트투자는 "'이중 연료' 시스템 채택으로 (이번 수주의) 기본 선가는 (척당) 최대 1억6천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국내 빅3 업체들의 선가는 1년 전 기준으로 이중 연료 장착 시 1억7천500만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여기에 중국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 발주사 CMA CGM의 중국 국영 해운사 COSCO(중국원양운수)와 '해운 동맹' 관계(오션얼라이언스)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 고부가가치 컨테이너선 시장까지 中으로…업계 '탄식'
업계가 이번 수주 실패로 술렁이는 것은 몇 가지 상징적 의미 때문이다.
우선 2천2천TEU급이 역대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컨테이너선 중 가장 큰 것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5월 건조한 2만1천413TEU급(선박명 'OOCL 홍콩')이었다.
또 중국 조선소들의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 기술과 가격 경쟁력을 중국 선사뿐 아니라 해외 선사들까지 인정했다는 사실도 국내 업체들 입장에서는 긴장되는 대목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앞서 2015년 2만TEU급 선박을 11척 수주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 2만2천TEU급 선박 건조 능력을 갖춘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2015년 당시에는 중국 국영 업체 COSCO가 발주한 물량을 받은 것이고, 이번에는 프랑스 선사 발주를 따낸 것인 만큼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중 연료' 시스템이라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신생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대어'를 놓쳤다는 점도 뼈 아픈 부분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최근 IR(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이번 수주에 자신감까지 내비쳤기 때문에 유무형의 타격이 가장 큰 것으로 짐작된다.
1조6천억원이 넘는 일감을 중국에 빼앗기면서, 중국과의 수주 실적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한국 조선사들은 모두 28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79척)의 일감을 따냈지만 중국(290만CGT·133척)에 뒤져 2위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