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전기, 석유, 가스 등 북한에 대한 중국의 에너지 수출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중국의 제재 탓이 아니라 북한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 중국 관세청 통계를 인용해 올 2분기 중국의 대북 전기수출이 23만7953킬로와트(kW)로 작년 같은 기간(1054만2330kW)보다 97.7% 줄었다고 보도했다. 2분기 압축 천연가스, 휘발유, 항공연료 등 석유 및 가스제품 수출은 3만5000t에 그쳐 지난해 2분기의 7만7000t보다 56.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콘크리트 수출은 61.3%, 냉동 소고기 수출은 91.3% 각각 줄었다. 원유 수출량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 중국이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액수는 8억달러(약 9135억원)로 작년 상반기에 비해 13% 감소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중국이 북한에서 석탄 수입을 중단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 2분기에 7152만6180kW의 전기를 중국에 수출해 23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2014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정거장에서 찍은 한반도 야경사진에서 북한이 평양을 제외하곤 대부분 암흑에 싸여있었던 모습과는 다른 결과라고 SCMP는 전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에 비해 3.9% 증가해 1999년(6.1% 증가)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석탄과 아연 등 광물수출과 에너지 분야가 성장을 이끈 것으로 조사됐다.

장퉈성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주임은 “이번 통계는 수년 간의 경제 개발을 통해 북한이 에너지 분야에서 자급자족을 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며 “러시아가 북한에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는 것도 중국의 수출이 줄어든 요인”이라고 말했다. 올해 1~2월 러시아와 북한의 교역은 작년 동기보다 73% 증가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