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올해 상반기 888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으로 생산성이 높아진 데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실에 대비해 쌓았던 대손충당금이 대거 이익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본지 7월24일자 A1, 17면 참조

대우조선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2233억원) 세 배 수준인 6647억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것으로 분기와 반기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이다. 다만 상반기 매출은 6조18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1557%에서 248%로 대폭 개선됐다. 채권단이 지난 6월부터 2조9000억원가량의 출자전환을 단행하면서 기존 부채가 자본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대우조선 회생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한정’ 의견을 제시한 감사법인도 이번에는 ‘적정’ 의견을 냈다. 대우조선은 이를 토대로 한국거래소에 상장실질심사를 신청하면 오는 10월 말이나 11월 초 주식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기대했다.

대규모 실적 개선은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지만 노사의 원가절감 노력과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영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회사 관계자는 “선주 측과의 협상을 통해 해양플랜트 공사대금을 추가 확보했고 인도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조정하는 데 성공한 것이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특히 대우조선은 지난 한 해 동안 1만3500여 명의 임직원 중 23%인 3100여 명을 감축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통해 인건비 부담을 크게 낮췄다고 설명했다. 선박 건조 비용의 20~30%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연간 1조2000억원 수준에서 6500억원으로 떨어졌다. 회사가 강점을 지닌 액화천연가스 운반선(LNG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도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대우조선은 수익성이 높은 20여 척의 선박 인도가 연말까지 계획돼 있어 당분간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인 1조5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2조9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한 상태에서 오는 11월 주식시장 거래가 재개되면 기업 매물로도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