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오디션프로가 뭐길래…연예기획사·방송사 결국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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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제작사연합 '방송사 매니지먼트 반대' 성명…파장 확산
음악제작사연합
"엔터사업 독식하려는 미디어 권력의 횡포"
CJ E&M·KBS 등 방송사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새 먹거리 찾는 건 당연"
음악제작사연합
"엔터사업 독식하려는 미디어 권력의 횡포"
CJ E&M·KBS 등 방송사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새 먹거리 찾는 건 당연"
‘프로듀스 101’ 등 방송사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을 둘러싸고 연예기획사와 방송사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방송사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매니지먼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자 기획사들은 9일 공동 성명서를 내며 적극 반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사는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기획사의 잇따른 방송 제작에 맞서 매니지먼트 시장 진출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둘러싼 공략과 수성, 명분 싸움이 팽팽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음악제작사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방송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엔터테인먼트산업 전체를 독식하려는 미디어 권력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한국매니지먼트연합과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공동 대응하기 위해 임시로 결성됐다. 이들은 “방송사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는 음악 생태계를 급격하게 변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CJ E&M 음악채널 Mnet이 여자 아이돌 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프로듀스 101 시즌 1’을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갈등의 소지는 크지 않았다. 연예기획사들은 오히려 TV에 얼굴 한 번 비추지 못한 채 사라지는 연습생을 데뷔시키는 좋은 기회로 인식했다. 자신들의 연습생이 인기를 얻으면 ‘프로듀스 101 출신’이라며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KBS, MBC가 아이돌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KBS는 오는 10월 ‘더 유닛’이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돌로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한 멤버들을 대상으로 재오디션을 치르는 방식이다. 접수 하루 만에 지원자가 350명이 넘었다. MBC도 11월 유능한 제작 실력을 갖춘 아이돌 멤버가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방영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종영한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탄생한 워너원의 열풍도 영향을 미쳤다. 워너원이 이달 7일 발표한 노래 ‘에너제틱’은 공개 직후부터 줄곧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2월까지 각 기획사로부터 전속권을 위탁받은 CJ E&M을 통해서만 활동할 수 있다.
음악제작사연합은 이 여파로 엔터테인먼트 업계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중소 기획사는 방송 프로그램에 자사 소속 아티스트를 단순히 소개하는 에이전시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송사의 매니지먼트 시장 공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가장 큰 위협은 대형 기획사들의 방송 제작이다.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은 최근 방송사 프로듀서를 대거 영입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과도 손을 잡았다. 아티스트를 보유한 기획사가 콘텐츠와 플랫폼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대중의 콘텐츠 소비 패턴도 TV에서 모바일로 넘어갔다”며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에 방송사도 위기를 느끼고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창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음악제작사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방송사가 매니지먼트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엔터테인먼트산업 전체를 독식하려는 미디어 권력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한국매니지먼트연합과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한국연예제작자협회가 공동 대응하기 위해 임시로 결성됐다. 이들은 “방송사의 음악산업 수직계열화는 음악 생태계를 급격하게 변질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CJ E&M 음악채널 Mnet이 여자 아이돌 그룹 멤버를 선발하는 ‘프로듀스 101 시즌 1’을 처음 선보였을 때만 해도 갈등의 소지는 크지 않았다. 연예기획사들은 오히려 TV에 얼굴 한 번 비추지 못한 채 사라지는 연습생을 데뷔시키는 좋은 기회로 인식했다. 자신들의 연습생이 인기를 얻으면 ‘프로듀스 101 출신’이라며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쳤다.
하지만 KBS, MBC가 아이돌 프로그램을 제작하기로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KBS는 오는 10월 ‘더 유닛’이란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이돌로 데뷔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한 멤버들을 대상으로 재오디션을 치르는 방식이다. 접수 하루 만에 지원자가 350명이 넘었다. MBC도 11월 유능한 제작 실력을 갖춘 아이돌 멤버가 또 다른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방영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종영한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탄생한 워너원의 열풍도 영향을 미쳤다. 워너원이 이달 7일 발표한 노래 ‘에너제틱’은 공개 직후부터 줄곧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2월까지 각 기획사로부터 전속권을 위탁받은 CJ E&M을 통해서만 활동할 수 있다.
음악제작사연합은 이 여파로 엔터테인먼트 업계 자체가 위축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중소 기획사는 방송 프로그램에 자사 소속 아티스트를 단순히 소개하는 에이전시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송사의 매니지먼트 시장 공략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가장 큰 위협은 대형 기획사들의 방송 제작이다.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등은 최근 방송사 프로듀서를 대거 영입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등과도 손을 잡았다. 아티스트를 보유한 기획사가 콘텐츠와 플랫폼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대형 기획사들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대중의 콘텐츠 소비 패턴도 TV에서 모바일로 넘어갔다”며 “시장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기에 방송사도 위기를 느끼고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를 창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