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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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는 단연 정보기술(IT)주 고점 논란이다. 지난달 24일부터 7거래일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행진을 벌인 외국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내다판 종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였기 때문이다. 상반기 증시 상승세를 주도한 ‘1등 공신’ IT주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자 투자자의 관심은 그 빈자리를 채워줄 다른 업종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256만원), SK하이닉스는 24일(7만3000원) 각각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이후 2분기 호(好)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지면서 상승세에 발목이 잡혔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와 2등주가 동시에 주춤하자 지수도 조정받았다. 2450선을 넘었던 코스피지수는 지난 3일 24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IT주의 조정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신흥국시장(GEM)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의 매도가 한국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비중 축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전체로 봐도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9.3배로, 여전히 미국(18.2배)과 영국(14.6배) 일본(14.3배) 중국(13.1배)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오히려 이런 조정기가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오른 경기민감주와 소비재 등을 골라 담을 기회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증시에서는 업종별로 실적이 좋은 소외주가 돌아가면서 상승하는 순환매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한국경제TV 전문가인 신학수 파트너는 “실적이 좋은 종목들이 IT주에서 차례로 바통을 이어받는 종목 장세가 펼쳐지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