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인 한전KPS가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글을 기고한 직원의 보직을 변경했다.

4일 한전KPS에 따르면 한전KPS는 임모 한빛3사업처장(1급 을)을 지난 1일 자로 본사 원자력사업처로 발령했다.

임 처장은 지난달 29일 국민일보에 '우리나라 원자력의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앞서 지난 6월 21일 같은 내용의 글을 조선일보에 기고했다.

임 처장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의 파산을 언급하면서 "탈원전 정책은 웨스팅하우스 사례에서 보듯 축적된 원전 기술력과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고 국내의 원자력산업 기반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처장은 "좋은 정책이라도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을 경우 후대에 부담만 안겨줄 수 있다"며 "전원(電源) 정책도 관련 단체 및 전문가들의 지혜를 모아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전원 계획에는 우리나라의 선진 원전 기술력과 경쟁력을 유지시키고 원전 해외 수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범위에서 국내 신규 원전 건설이 반영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국내에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좋겠지만 우리나라의 원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면서 국산 원전의 수출을 통해 외화도 벌어들이고 해외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정기 인사가 아닌 비정기 인사인 점 등을 들어 보직 변경이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에 대한 징계성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전KPS 인사규정은 '직원의 정기이동은 매년 연말에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정원이 조정된 때, 사업물량 증감으로 이동이 불가피할 때, 승격에 따라 보직 변경될 때, 교육훈련 수료 후 재배치할 때, 기타 인사 관리상 불가피할 때'에는 비정기이동을 허용한다.

한전KPS는 원전 안전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준비위원회 TF를 구성하고 있는데 임 처장이 준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발령했다고 해명했다.
한전KPS, '탈원전 비판' 글 기고한 직원 인사조치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