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신규라인 단독 설비투자 결정… WD에 양보 압박
도시바(東芝)가 미에(三重) 현 요카이치(四日市)에 있는 반도체공장의 신규 제조라인 설비투자를 단독으로 집행키로 해 반도체 사업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NHK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도시바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요카이치 공장에 새로운 제6 제조라인을 건설키로 하고 설비투자를 단독으로 집행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액은 1천950억 엔(약 1조9천850억 원) 규모다.

도시바는 공동설비투자 상대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는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단독투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메모리반도체 사업에서 WD와 제휴, 그동안 주력공장인 요카이치의 설비투자를 공동으로 해 왔다.

일본 언론은 도시바의 단독투자 결정이 반도체 사업 매각을 놓고 대립 중인 WD에 양보를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설비투자는 작년 5월 WD와 제휴한 이래 첫 번째 대규모 투자다.

도시바는 제6 제조라인 건설을 서둘러 올해 12월을 목표로 장비도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메모리반도체 수요확대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능력 증강을 서두른다는 방침에 따른 것으로 늦어도 내년 여름에는 새 제조라인을 완공한다는 목표다.

도시바와 WD는 반도체 사업 매각을 둘러싸고 격렬히 대립해 지금까지 일본과 미국에서 모두 5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양사는 분쟁해결을 위해 계속 협의를 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도시바는 앞으로도 WD와의 협의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새로 지을 제6공장에 대한 투자계약을 "협상 카드"의 하나로 이용한다는 복안이다.

WD 측도 생산능력 확충을 요구하고 있어 메모리사업 매각과 관련, WD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lhy5018@yna.co.kr